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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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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칼럼] 코로나19시대의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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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건강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육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균형을 이뤄야 온전한 건강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중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시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기억과 언어 그리고 의식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인지신경과학 분야에서 물질인 뇌가 정신인 마음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최근 뇌 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됐다.

최근 뇌 과학에서는 공명활성이론이라고 해서 우리 신경계는 내부에 무엇인가 기존의 뇌 회로에 각인돼 있어야지만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이 그것과 공명해서 소통이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모든 신경계는 우리가 자라온 환경에서 반복된 것에 의해 뇌 안에 회로가 구성되기 때문에 교육이나 문화, 전통 등 이 모든 것이 일종의 세뇌작업이라고 이해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 우리 인류가 진화하면서 발전시킨 ‘언어’마저도 바로 가장 효율적인 ‘기억 회로’를 만드는 방법으로 우리 스스로 언어가 만든 매트릭스 안에 갇혀 사는 셈이다. 의식은 개인 경험 내용의 총체이고 말라식은 사물의 전형인 ‘나’인 자아 집착심이며 근본심이라는 아뢰야식은 현대 뇌 과학에서 보면 거대한 기억의 창고인 셈이다. 언어마저도 이러한 뇌 회로인 ‘커넥톰’으로 파악한 유식 사상은 무서울 정도로 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 건강 유지의 핵심 중 하나가 역시 ‘언어의 굴레에서 벗어나기’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서양이 주도하고 있는 과학 분야에서 연구를 하다 보면 특히 정신세계에 대한 연구는 동양이 한층 더 깊게 연구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요코야마 고이츠 교수의 저서 ‘마음의 비밀’에서는 불교 전체를 한 단어로 ‘마음’으로 이야기하는데 바로 이 마음의 구조에 대한 연구가 바로 유식론인 것이다.

유식사상의 팔식설을 보면 의식, 말라식, 아뢰야식 등 이렇게 세분화된 구조를 서양과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데 2600년 전 형성된 불교 사상에서는 너무도 자세하게 기술된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나눠 들여다보기를 너무 잘 실천해온 것이다. 아울러 요즈음 서양의 지식인들도 정신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남방 불교의 사마타-위파사나 명상, 티베트 불교의 요가, 일본의 젠 스타일 등 많은 동양 종교를 마음을 들여다보는 도구로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서양의 첨단기업에서부터 명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동양 사상에서 강조해온 진정한 지혜와 통찰이 정신적 건강의 핵심임을 이제는 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간파하고 있고 우리 산사들을 찾는 템플 스테이가 확산 중임을 잘 숙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시대에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믿었던 서양 국가들에서 과도한 자본의 쏠림에서 벌어진 불평등의 극치를 보면서, 그간 서구 우월주의 속에서 지내온 과학자로서 마음속 한편에서 우리 동양사상 속에서 새로운 빛을 찾은 듯해서 이 또한 정신건강에 매우 좋은 요인임을 확인해본다.

역시 정신건강의 요체는 건강한 자신감과 우수한 ‘믿음체계’ 구축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행복과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정견’을 통한 바른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 같다.

김영보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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