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제명도 부족하다"…차명진 '막말'은 '실수'가 아니라 '신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머니투데이

[부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제21대 총선 부천 병의 차명진 후보가 23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3.23. jc4321@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결국 막말로 제명 위기에 놓였다. 그는 이미 '세월호 막말' '김정은 대변인' '기생충' '지진아' '빨갱이' 등의 발언으로 수 차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차 후보는 6일 녹화된 토론회(8일 오후 방송)에서 상대후보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거 세월호 막말 논란을 지적하자 "OOO사건을 아느냐"고 맞받았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부천병 후보가 세월호 유족 관련 부적절한 표현으로 당 선대위로부터 제명될 처지에 놓였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OBS 주최 후보자 토론회에서 페이스북 막말 논란에 대한 상대 후보의 질문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유가족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면서 'OOO 사건'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차명진 후보의 블로그 게시글. (사진=차명진 후보 블로그 캡쳐) 2020.04.08. 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막 내에서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등이 집단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인데 2018년 일부 인터넷 매체가 보도하기도 했지만 공식 조사 등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차 후보는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었다"며 자신의 막말에 대해 "세월호를 이용해서 권력을 장악한 자들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차명진, 지난해엔 세월호 유가족 향해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차 후보의 '막말'이 처음 이슈가 된 건 세월호 5주기를 앞둔 지난해 4월15일이었다. 차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처먹는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사진=이영성 한국일보 편집인 페이스북



이 발언으로 차 후보는 대학 동기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메신저방에서 맹비난을 받고 채팅방을 나갔다.

이영성 한국일보 편집인에 따르면 이 카톡방에서 차 후보의 동기 김학노 영남대학교 교수는 "차명진이 이 나쁜 xx야. 정신 언제 차릴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차 후보가 채팅방을 나갔고, 김 교수는 차 후보를 채팅방에 다시 초대해 "이 xx가 어딜 도망가"라고 재차 비난했다. 이에 차 후보는 다시 채팅방을 나갔다.

차 후보는 이 발언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에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고,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에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차 후보는 지난해 4월16일 "깊이 사과드린다.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숙여 용서를 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4일 자신의 SNS에 "저는 사적으로, 공적으로 세월호 괴담의 피해 당사자"라며 말을 바꿨다.



'지진아' '기생충' '빨갱이'…다시 시동 건 막말



징계 후 잠시 움츠러든 듯 보였던 차 후보의 '막말열차'는 지난해 6월 다시 시동을 걸었다.

차 후보는 지난해 6월17일 자신의 SNS에 문 대통령이 6.25 전쟁의 '쌍방과실설'을 주장했다면서 "지진아 문재인은 좌파들도 포기한 '쌍방과실설'을 아직도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을 '지진아'에 비유해 막말에 더해 장애인 비하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6월19일엔 영화 '기생충'을 보고 온 뒤 SNS에 "기생충은 좌파들의 새로운 생존방식"이라며 "기생충의 최고 정점에는 좌파 정치집단들이 있다. 그들이 어느덧 권력까지 장악했다. 국민 등에 빨대를 꽂고 게걸스럽게 빨아대고 있다"고 현 정권을 '기생충'에 빗대는 등 막말을 이어갔다.

지난해 6월23일엔 자신의 SNS에 "문재인이가 김정은 대변인 노릇을 넘어 빨갱이 언행을 할 때 이미 이 나라 군대는 김정은한테 통째로 상납된 것"이라며 "근데 뭘 이제 와서 새삼 문재인한테 사과하라고 핏대인가"라고 헐뜯었다.



황교안 대국민 사과했지만…



차 후보는 이번 막말로 통합당에서 제명 위기에 놓였다. 연이어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그의 막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황 대표는 차 후보의 '세월호 막말' 논란이 불거진 8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채널 '청년 황교안tv'에 출연해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황 대표는 "어제 그리고 오늘 많은 국민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특히 차 후보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또 잘못된 인식이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모든 통합당 후보들은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게 하겠다"며 "모든 언행을 돌아보고 진심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태는 지속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차 후보를 향해 "즉시 사퇴하고 영원히 정치를 떠나 속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차 후보를 제명해도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통합당 공천 후보자의 발언은 해당 지역에서는 통합당 공식 발언과 같은 무게가 있다"며 "당 차원에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차 후보의 반복된 막말은 실수로 볼 수 없고 뿌리 깊은 신념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되는 만큼 정계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애처 차 후보를 총선에 내세운 통합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