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 개학을 앞둔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에서 한 교사가 농학생을 대상으로 한 쌍방향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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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전국 고3과 중3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장애 학생들도 예외 없다.
그 중애도 수어로 수업 받던 농인(청각장애) 학생들에게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도 원격수업에 쓰이는 EBS 콘텐츠 등에 자막과 수어 지원 등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특수학교 교사와 학생들 입장에서 차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인숙 서울농학교 교감은 정부의 개학 연기 발표 후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온라인 원격수업 콘텐츠가 공통 교육 과정 중심이라 장애 정도에 따라 학습 능력이 제각각인 학생들을 위해 강의를 전부 새로 만들어야 하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7일 밝힌 온라인 개학 대책에서 청각 장애 학생들에게는 신규 제작 EBS 강의 자막을 지원하고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의 에듀에이블 홈페이지를 통해 수어·자막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시도별 거점 센터에서 수어·속기 지원도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추후 학생들에게 자막이 제공이 되더라도 제한적이고 농학생들에게는 목소리나 다름 없는 수어 지원 콘텐츠는 부족하다. 농인들에게 수어는 단순히 내용 전달 수단을 떠나 맥락과 분위기까지 파악할 수 있는 도구다.
결국 이를 전달하는 것은 전적으로 각 특수학교 교사들 책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특수학교의 공통된 교육 지침도 없다.
온라인 개학 하루 전인 8일까지도 에듀에이블 홈페이지에서 수어 수업자료는 확인할 수 없었다. EBS 장애인서비스에 올라있는 강좌에서도 자막은 제공됐지만 수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특수교사들이 농학생들의 장애·학습 수준에 맞게 EBS 콘텐츠를 수정하기도 어렵다. 원격 수업 콘텐츠 저작권이 EBS에 귀속돼 있기 때문이다.
정 교감은 "농학생들 중에는 장애 때문에 일반 교과 과정 그대로 습득이 어려워 맞춤형 수업을 해 오던 학생들이 많다"며 "(교과서 등과 달리) EBS 자료를 재편집할 수도 없어 교사들이 일일이 재촬영을 하거나 (학생별) 쌍방향 수업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장애인 학생들에게서도 제기됐던 기기 보급 문제는 농학생들에게 두 배로 어렵게 다가온다. 노트북이 없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인터넷 이용조차 어려운 가정이 많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더라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작은 화면으로 수어 동작과 판서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수학 등 수식이 나오는 이과 과목의 경우 자막만으로 모두 옮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농학교는 정부의 특수학생 원격수업 시범학교로 지정돼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90% 이상의 농학생들은 재학중인 학교 사정별로 동등한 교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농학생은 농학교 14곳 학생 709명과 일반 학교 재학생 2489명 등 3198명이다. 이중 서울농학교 학생은 약 3%(95명) 수준에 불과하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4조는 특수교육을 받는 모든 장애학생들이 교육 기회나 교육 관련 서비스 등에 차별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교육 위기 상황이 오니 초·중등 교육에서도 장애 학생들이 가장 먼저 제외되는 정책적 차별을 겪게 된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온라인 개학을 결정한 뒤 장애학생 교육 대책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기까지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함께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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