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 D-7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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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후보자들의 잇따른 막말과 실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도층과 무당층을 적극 끌어들여야 할 시기에 악재를 만난 것이다. 통합당은 긴급히 후보를 제명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당 일각에서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시작은 서울 관악갑 선거구에 김대호 통합당 후보였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통합당 서울지역 선거대책회의에서 “30·40대는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성장했는지 구조 원인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서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했다. 3040 세대 비하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는 다음날인 7일 서울 지역 방송국 토론회에서 “장애인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지역 숙원사업인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후보 측은 “나이가 들면 대체로 장애를 갖게 되니 노인들도 체육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막말’로 파문이 커졌다.
통합당은 지난 7일 김 후보를 곧바로 제명조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수습하기 위해 부심했다. 그러나 수습이 될 겨를도 없이 다음날인 8일 경기 부천병 출마자인 차명진 후보의 또다른 막말이 터져나왔다.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은 지난 6일 OBS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참석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 텐트에서 부적절한 일을 했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성금을 모아서 만든 그곳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다”면서 이를 ‘○○○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차 후보는 지난해에도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해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 발언을 보고 받고 곧장 제명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충남 아산에서 이명수 후보 지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 말 한마디가 사람 죽일 수 있다. 말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며 “그 사람(차명진)으로 인해서 다른 많은 후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에 빨리 (제명)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중에 후보자가 제명된 건 초유의 일인데 이같은 일이 연이어 이틀 내내 발생한 것이다.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막말’ ‘실언’이 나올 때마다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한 서울 지역 후보는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여파도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까지 이러니까 우리가 ‘실수하고 어이없는 당’이라는 인식이 퍼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공천을 받고 출마한 지역구 후보를 바로 제명하는 데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이진복 선대위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차 후보의 발언이 담긴) 방송을 들어보지도 않았는데 일부 기사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혹시라도 억울한 일이 생기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 (김종인) 위원장이 제명한다고 해서 하면 억울한 일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가”라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선거에서 상대 후보들이 이용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그는 “방송에 보도되기 전에 먼저 언론에서 보도를 했다는 것도 우리는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김대호 후보를 제명했단 걸 가지고 상대 후보들이 우리 후보들을 이런 식으로 이용을 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희생이 생길 수 있겠단 생각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당초 이날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대호 후보와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기로 했으나 정족수 미달 등으로 최고위원회의가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임지선·김상범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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