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비하' 김대호 후보 제명해 수습 나섰지만 오후 차명진 막말 논란 터져
'정권심판론'이 '막말'에 가려져…통합당 전략차질 우려 속 일부 캠프 '침통'
'세대 비하' 논란 해명하는 통합당 김대호 후보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슬기 이은정 기자 =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터져나온 미래통합당의 실언·막말 파문이 심상치 않은 악재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은 일련의 발언들을 후보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곧장 제명 절차를 진행하는 등 수습에 애쓰고 있지만, 사안의 민감성과 심각성을 감안할 때 당 지지율에 미치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은 지난 6일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 텐트에서 자원봉사자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기사를 언급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을 제명하기로 했다. 녹화분이 방송 예정인 상황에서 미리 공개된 차 후보자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당이 긴급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
통합당의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차 후보의 발언을 보고 받고는 곧장 "공직 후보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방송 전에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선대위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전했다.
차 후보에 대한 제명 방침은 오전 당 윤리위원회가 '3040 무지'(6일) '나이 들면 다 장애인'(7일) 발언으로 논란이 된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제명하기로 결정한 지 약 6시간 만에 이뤄졌다.
김 후보의 제명은 총선 선거운동 기간 부적절한 발언을 이유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제명한 첫 사례였는데, 이 초유의 조처가 하루 사이 두 번 이뤄질 지경에 이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충남 아산 지원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 국회의원 후보 입후보한 사람 정도면 말을 가려서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차 후보의 발언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막말이 계속 나오는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본인의 자질 문제"라고 답해 논란이 당 차원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했다.
삭발 후 소감 밝히는 차명진 전 의원 |
그러나 차 후보의 경우 공천 이전에 이미 세월호 막말 논란이 있었던 인물인 만큼 공천을 결정한 통합당도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지도부나 중앙선대위는 최근의 발언 논란이 선거운동 막판에 전체 총선 판세에 주는 악영향이 매우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통합당이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에 쏠려야 할 이목이 막말 논란에 쏠리면서 현재 통합당 열세로 점쳐지는 총선 판세를 뒤집을 막판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권 심판론을 통해 지지층 결집은 물론 소위 '샤이보수'와 현 여권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부동층을 끌어들이겠다는 통합당의 전략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한 수도권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앙당에서 사고가 나면 중도 표심은 바로 흔들려서 등을 돌린다"며 "황교안 대표와 김대호 후보로 이어지는 말실수에 이번 선거 전망이 더 어두워졌다"고 토로했다.
한창 선거운동을 벌이던 각 지역 캠프에서는 침통한 분위기마저 읽힌다.
수도권에 출마하는 한 현역 의원은 통화에서 "개별 지역구의 악재가 전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당 지도부와 선대위가 신속하고 현명하게 조처를 해주어야 한다"며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 없고…."라며 답답해했다.
서울 지역의 한 후보는 "제명을 안 하면 계속 공격을 받을 테고, 제명하면 그것으로 또 뉴스가 된다. 집안에 힘든 일이 계속 발생하는 셈인데 지도부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기는 상황이면 다들 몸조심을 할 텐데 초조해지니 헛발질하고 스텝이 꼬인다"고 토로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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