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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강나훔 기자] 긴급재난지원금의 재원 마련 방안, 규모 등을 두고 여야 각당 내부로부터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마다 메시지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청와대는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국의 흐름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주장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긴급재정명령이란 것은 국회가 열릴 수 없을 때 국회가 동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회가 멀쩡히 살아있고 더군다나 총선까지 새로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동의한다면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권 건의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구상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법리 검토 때문에 정쟁을 피하려고 발동 요청을 자제했는데, 제1야당 선대위원장과 당 대표께서 동의하시는 만큼 대통령께 긴급재정명령 발동을 요청을 주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긴급재정명령권은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해 대통령이 재정 처분의 실효성을 뒷받침하려는 취지에서 발동하는 긴급 명령조치다. 미래통합당은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 방법의 하나로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을 주장해왔다.
이 원내대표의 긴급재정명령 검토 발언은 각 당이 생각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일종의 협상의 카드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대표가 긴급재정명령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향후 야당과의 협의에 있어서도 운신의 폭이 좁아질수 밖에 없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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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정리가 안되는 곳은 미래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유승민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국민에게 50만 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전 가구에 100만 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모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적었다. '전국민에 50만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한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이런 정책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당은 건전보수 정당인데,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 역시 지난달 "마구잡이식 현금 살포가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세금을 투입하는 핀셋 지원을 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당 모두 긴급재난지원금의 재원 마련 방안, 규모 등에서 내부 설득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일단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이르면 이번 주 내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이번 주까지 각당 내부 혼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여야 추경 협의 과정에서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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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류 변화는 주목할 관전 포인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향후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원론적인 답변처럼 보이지만 정치적인 함의(含意)가 녹아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 70%에서 100%로 지원 확대 주장이 나오는 시점이라는 게 눈여겨볼 부분이다. 정부는 국민 70%를 상대로 4인 가구 기준 1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국회 논의 상황에 따라 지원 대상과 폭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민 100% 지급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닫아놓았다라고 말하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청와대의 ‘NCND’ 전략은 4·15 총선은 물론이고 이후 정국까지 영향을 미칠 전략적인 포석이다.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 100% 지급 카드에 무게를 싣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제동을 걸지 않는 것만으로도 여당의 총선 전략을 측면 지원하는 정치적인 효과가 있다. 여야는 총선 전에 언급했던 국민 100% 지급이라는 약속을 제2차 추경 편성 논의 과정에서 실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여야가 총선 이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총선 매표용 ‘허언(虛言)’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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