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4000여명에 대한 '기한 없는' 무급휴직 시행
방위비 협상 장기화 조짐…5월 임시국회서 특별법 통과시켜야
노동3권 제약하는 SOFA 노무조항도 전면 개정해야
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조합원들이 무급휴직 상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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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한미 방위비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한미군내 한국인 근로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위비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지난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 40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이 시행 중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무급휴직자를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휴직을 할 때 고용주는 직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어 정부는 이 비용 중 일부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다. 하지만 고용주인 미군 측이 이를 근본적으로 거부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 지원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재차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늦어도 4·15 총선 이후 열리는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국방부는 특별법과 함께 광역자치단체가 무급휴직 노동자에게 월 최대 50만원씩 2개월 간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는 긴급생활자금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의 노무 조항을 국내법에 맞게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SOFA 노무조항 곳곳에는 노동 3권을 제한하는 규정들이 많다.
우선 SOFA 17조 3항을 보면, ‘군사상 필요에 배치되지 아니하는 한도내’에서 대한민국의 노동법령의 제 규정에 따라야 한다(conform)고 돼 있다. 상당히 모호한 표현이다.
2001년 2차 개정 당시 ‘군사상 필요’에 ‘전쟁·비상사태·군임무변경·자원제약’이라는 추가 조건을 덧붙였다. 현재 미군측은 무급휴직의 근거로 이 ‘자원제약’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재정적인 의미가 아닌 ‘군 병력감축’으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노동법에 따라야 한다(conform)’는 표현 역시 불명확하다. 영어 표현 ‘Conform’에는 의무적인 의미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001년 개정 당시 ‘실질적으로 일치한다(substantial agreement)’는 표현이 추가됐지만 이 역시 강제성이 떨어진다.
SOFA에는 노동쟁의가 발생할 경우, 한국노동법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과 중재를 거친 뒤 합동위원회에 회부하도록 되어있다. 합동위원회는 외교부 북미국장, 주한미군 부사령관을 양측 대표로 교체대표·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조차도 사문화된 규정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주한미군 한국인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임금동결 문제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미군측은 참석 자체를 거부했다”면서 “본인들은 당사자가 아닌 참관인으로 온 것이라며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에 대한 서명도 거부했다. 있으나마나한 절차”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위원회 조정신청서 접수시부터 45일 동안 노동쟁의를 할 수 없으며, 합동위원회가 대한민국의 공동방위를 위한 합중국군대의 군사작전을 심히 방해한다고 결정하는 경우 아예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다(제17조4항(나)). 특히 합동위원회 결정에 불복하거나 해결 절차 중에 불법적인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해고 사유(제17조4항(가)(4))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 합동위원회 협의 종료 시점을 명시하지 않아(제17조 제4항(나)) 사실상 단체행동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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