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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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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전국민 지급’ 입장 선회한 與…’2차 추경 처리’ 우선 원칙 고수한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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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대변인 “정부는 국민께 지원금이 하루 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2차 추경안 제출할 것…국회도 신속하게 추경 심의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세계일보

브리핑하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청와대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긴급재난지원금 확대 지급 주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우선이라는 원칙론으로 맞섰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전국민 지급'으로 급선회 한 여당 주장을 그대로 수용할 수도 없고, 단칼에 거부하자니 당청 간 갈등으로 비쳐 총선 결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에 "정부는 국민께 지원금이 하루 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2차) 추경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국회 또한 신속하게 추경 심의를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전날까지만 해도 "관련한 입장은 없다", "드릴 말씀 없다" 등 민주당의 제안에 반응을 자제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결정 과정까지 다시 상기 시켰다는 점에서 100%로 지급을 확대하자는 여당의 제안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성, 형평성, 국가재정 여력 등을 감안해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을 결정했다"며 "정부는 그 같은 결정에 따라 세출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차 추경 편성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소득하위 70% 계층을 지급 대상으로 설계한 추경 내용에 손을 댈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추경 편성은 정부의 고유권한으로 민주당이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 대변인이 추경안의 국회 제출을 전제로 "정부는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와 심도있는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한 것도 정해진 절차에 충실히 따르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제안을 한 것을 계기로 기다렸다는 듯 '긴급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2차 추경 규모를 정부가 제시한 9조1000억원(지자체 분담금 2조원 포함)에 4조원 가량을 증액해 총 13조1000억원 규모로 편성하면 4인 가구 기준 전가구를 대상으로 100만원씩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 복안이다.

민주당은 고위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방안을 고수했으나 재정건정성을 우려한 기획재정부의 소득하위 50% 지급 방안과 간극이 너무 커 소득하위 70% 선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과 맥락을 무시하고 원점에서부터 지급 대상을 재논의 할 수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지급 대상에 대한 상세기준을 공개해 현장의 혼선을 예방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키로 했다.

다만 청와대 일부 참모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의 포퓰리즘을 비판하는 황 대표가 오히려 명분을 제공한 만큼 여야가 합의만 한다면 긴급재난지원금의 100% 지급 방안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존재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가 긴급재난지원금에 합의만 한다면 전국민에게 확대 지급 추진을 못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면서 "김경수 경남지사 방안대로 '선(先) 지급, 후(後) 정산' 방식이라면 재정 건정성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하루 아침에 바뀐 데에는 평소 원칙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기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확고한 정치 철학을 연결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언에 대해 정확한 사실에서 비롯한 것인지, 이해관계의 문제인지, 가치의 문제인지를 살펴본다"면서 "그래서 공동의 보편적 가치에서 먼저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를 시작했을 때의 제 목표가 세상을 바꾸려는 것이었다. 세상을 바꾸려면 정치현실을 바꿔야 하고, 정치현실을 바꾸려면 정당의 무원칙을 바꿔야 한다"며 "이 원칙에 대해서는 타협 없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0% 확대 지급하겠다는) 이해찬 대표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오직 문 대통령 뿐"이라며 "문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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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7일 "재난적 경제위기의 대책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며 "여야가 모두 동의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개인에게 100만원씩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비용, 시간, 갈등의 길을 벗어나 드디어 쉽고 편한 큰길로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가 아니라 모두에게, 가구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로,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 형태로, 1인당 100만원씩을 2~3회로 나눠, 지자체의 분담 매칭 없이, 국회 심의·의결 절차 대신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등 6가지 원칙과 절차도 제시했다.

긴급재정경제명령 절차를 요청한 이유로는 "제1야당이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총선 전 지급을 요구하고, 총선 전 의회 소집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므로 법률의 효력을 가진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100만원씩 지급 규모에 대해서는 "전대미문의 거대 경제위기에 푼돈을 쓰면 아무리 반복해도 달궈진 마당에 물 뿌리기로, 굴러내리는 바윗돌은 큰 자갈이 아무리 많아도 못막는다"며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대만 등이 상상 이상의 대규모 경제지원책을 쏟아내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별 지급과 관련해선 "1인 가구가 특별혜택을 받거나 부모를 모시고 어린 자녀 키우는 부부가 불이익 받을 이유가 없다"며 "주민등록을 같이 했느냐에 따라 같은 가족도 다른 금액을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불만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12일 "전 국민에게 1인당 100만원을 일정 기간 내 사용하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거나 지역화폐가 없는 지역에는 시한부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경기도는 전 도민에게 1인당 1회 10만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하고 9일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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