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재난지원금 전국민 확대’ 주장하자 여지 열어둔 靑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총선용 공약 남발 혹평도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향후 (추경안의)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놓고 여야가 앞다퉈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면서 청와대에서도 변화된 기류가 감지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추경안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앞서 지난 5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을 주장했을 때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던 청와대는 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 전국민 ‘4인 가족 100만원 지급’이라고 입장을 선회하자 여지를 두는 모양새다. 전날까지만 해도 “입장을 논의한 바 없다”고 물러선 청와대지만 7일 강 대변인이 다소 달라진 입장을 전한 것이다.
청와대는 일단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야의 ‘전국민 지급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국회에서 심의 과정을 거칠 것이며, 거기서 여러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닫아뒀다고 얘기하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재난소득 지급 100%확대나 기존 70%지급안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간 ‘입장이 없다’는 입장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갖가지 해석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안은 국민 70%에 지급하는 방안”이라며 “70% 국민에게 지급하는 안을 국회로 보낼 것”이라고 누차 설명했다.
정부와 청와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놓고 논쟁을 벌이다 ‘70% 지급안’을 결정했지만 이 직후 반대 여론이 형성됐다. 대상이 되지 못한 30% 국민들의 볼멘 목소리부터 더 과감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뒤섞여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총선을 코 앞에 두고 표심에 어느 때보다 집중할 수 없는 정치권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급 범위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청와대 역시 이 같은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웠으리란 해석이 나온다. 시한을 총선 이후로 미루는 동시에 여야와의 협의라는 단서를 달아 여지를 열어뒀다는 분석이다.
반면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의 공약 남발이라는 시각도 있다. 애초 보편적 복지를 반대하던 미래통합당이 전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으로 스탠스를 180도로 바꾸고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 의사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었던 여당도 결정 이후 보편적 복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서다. 청와대 역시 어느 쪽도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된 질문을 모두 8차례 받고도 “국회에 추경안을 낼 테니 국회 심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된다”는 요지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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