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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코로나19 사태에도 요금 올린 배민..수수료 ‘0원’ 공공 앱·전화주문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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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부담더는 수수료 ‘0원’ 공공앱 도입 가능성

세계일보

군산시는 수수료 0원인 ‘배달의명수’ 앱을 운영하고 있다. 앱은 서울·경기 등 100여곳 벤치마킹했다. (사진=배달의명수 앱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이 수수료를 인상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

이번 배민 사태 후 플랫폼기업의 독과점 횡포를 막기 위해 이용료 상한선을 제한하거나 지역 자영업자들이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 배달앱 개발을 비롯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장에 직접 전화 주문하는 ‘착한 배달 운동’이 일고 있다.




◆이재명 “배민, 세무조사 하겠다”

배민의 수수료 인상을 우려하며 비판에 나선 건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6일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회의’를 열고 “경기도 차원에서 타 시군과 함께 (배민) 세무조사를 통해 적정하게 요금이 책정되고 있는 지 체크해 볼 수 있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최근 플랫폼 경제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수요 있는 곳에선 무제한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와는 다르게 독점화될 우려가 많고, 이윤의 독점과 편중이 매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과거의 시각으로 경제의 자유와 경쟁의 자유를 존중하다 보면 플랫폼 관련 기업의 과도한 집중, 부의 독점과 함께 경제적 약자에 대한 착취나 수탈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 대표적인 예가 ‘배달의 민족’ 앱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의 99%를 점유한 3개 업체인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기업결합에 대해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상공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재난적 위기를 겪는 와중에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과중한 배달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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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 지난 4~5일 이틀 연속 페이스북을 통해 배달의 민족에 대한 글을 올리고,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공공앱 개발을 선포했다. (사진=뉴스1)


◆수수료 ‘0원’ 공공 배달앱..경기·서울 등 100여곳 벤치마킹

이번 배민 사태 후 독과점 운영이 불거지자 군산시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수수료 0원 ‘배달의명수’ 앱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열린 대책본부회의에서 “(배민 수수료 체계는)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을 타깃으로 ‘수수료 폭탄’'을 때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며 해결 방안 가운데 하나로 ‘배달의명수’의 확산 유도를 제시했다.

이 앱은 자영업자에게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받지 않으며 소비자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음식 값의 10% 할인 받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는 한편 이를 도입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들의 밴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앱은 전북 군산시가 개발했다. 이 지사가 군산시에 상표 공동 사용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수수료 0원 앱 확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6일 군산시에 따르면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도움을 청해온 자치단체가 전국적으로 100곳이 넘는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와 대전시, 대구시 등 대도시가 주를 이운다. 이들 자치단체는 앱 운영 및 관리 시스템, 소요 예산, 효과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경주시와 부산 남구, 충북 제천시 등은 군산시를 직접 방문해 시스템을 살펴봤다. 배민 수수료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도 최근 군산시를 찾았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계획서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수수료 0원 앱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언론 보도를 접한 자영업자들은 “하루빨리 앱이 도입돼 운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북도는 타 지자체보다 한 발 앞서 도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북도 경제진흥원은 배민 사태가 터진 6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무료 공공배달 앱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분노한 소비자들..“매장에 직접 주문하겠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지자체의 수수료 0원 앱을 기다리면서 배달앱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앱이 편하지만 배민이 수수료를 올리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우리는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하며 ‘착한 소비자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운동에 동참하는 한 누리꾼은 “전화 주문하면 사장님(자영업자)이 서비스를 챙겨 주기도 한다”며 “단골 식당은 주소를 말할 필요 없이 주문할 수 있어서 되레 편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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