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세금 탓, 휘발유 가격에 개입하기 어려워
지난 3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8.34달러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고, 이제 겨우 올라서는 모양새다. 반등의 움직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산유국들의 감산 시그널을 보내면서 나타났다.
유가의 반토막 이상의 폭락에도 휘발유 가격은 요지부동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휘발유 가격은 올초 리터당 1550원대에 머물렀다. 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을 살펴보면 휘발유의 리터당 전국 평균가격이 1362원이다. 떨어진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원유의 하락폭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지적에 세금의 문제를 꺼냈다. 휘발유에서 차지하는 세금의 비중은 60%를 넘는다고 정유업계는 주장한다. 높은 세금비율만큼 자신들의 가격에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것. 계산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휘발유의 시중 판매가를 1400원으로 잡으면 약 873원이 세금이다. 항목별로는 교통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부가세 127.37원 등이 포함된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플랜카드를 걸고 유류세 알리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또 다른 한가지 이유로는 원유의 수입과 정제까지의 시차가 걸린다는 것. 산유국에서 유조선을 통해 들여오는 시간만 2~3주가 걸리고 또 국내에서 다시 정제를 하는 과정도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더불어 환율의 변동성도 유가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생각만큼 휘발유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 외에도 주유소의 재고분을 소진하는 경우 이전 휘발유 가격을 적용해 시세의 반영이 느리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국내 유가의 투명성과 건전성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석유공사는 전국 각지의 유가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오피넷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또한 알뜰주유소 등을 통해서 유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휘발유 가격 10주 째 하락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0주째 하락, 이번 주에 1천300원대로 마감했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391.6원으로 전주보다 38.9원 하락했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2020.4.5 ryousanta@yna.co.kr/2020-04-05 10:36:52/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성준 기자 kinzi312@ajunews.com
박성준 kinzi312@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