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관악갑 후보 "3040 무논리" 논란에 이해찬 "부산 초라해" 발언
말실수도 잇따라…이낙연, 리허설 중 '우한코로나', 황교안도 당명 '더듬'
김종인 "노무현 정권이 뭘 잘했나"했다가 "문재인 정권" 정정도
손팻말 든 미래통합당 김대호 후보 |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조민정 기자 = 4·15 총선을 채 열흘도 남겨놓지 않은 6일 여야가 일제히 설화에 휘말렸다.
각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말실수가 단순한 실수에서 그치지 않고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치권에서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것은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가 이날 오전 당 선대위 회의에서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발언해 '세대 비하' 논란을 자초한 것이었다.
김 후보는 "사려깊지 못한 발언이었다"라고 서둘러 사과했지만 당 지도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선대위 차원에서 '엄중경고' 조치를 했다.
황 대표는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어느 개인이 한마디 한 것을 마치 당의 입장처럼 보도하는 것은 삼가셨으면 좋겠다"며 "나는 그 사람(김대호 후보)의 성격상 문제라 본다"며 김 후보와 선을 그으며 논란 확산 차단에 애썼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청년폄하 망언"이라고 일제히 맹공했다.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도중 나온 발언이지만 지역폄하로 읽힐 소지도 있어 여당 대표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열흘 동안이 마지막 고비"라며 "예상치 않은 일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말 실수를 비롯한 각종 돌발 변수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의당 강민진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상처가 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이고, 집권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인사말 하는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 |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은 이날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의 토론회 리허설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한 코로나'라고 실수로 언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통합당 황 대표가 모두발언 리허설에서 "우한 코로나로 하루하루 고통과 불안 속에 계신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하자, 이어 발언에 나선 이 위원장도 "우한 코로나로 (국민이) 얼마나 힘든 고통을 겪는지 잘 안다"고 한 것이다.
이 위원장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리허설 과정에서 나온 단순 발언 실수"라고 설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캠프측이 해당 발언을 부인했다가 번복하는 등 기자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논란을 키웠다.
발언하는 이낙연 후보 |
앞서 'n번방 호기심', '인천 촌구석' 등의 논란성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통합당 지도부에서도 설화가 잇따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노원 유세에서 "여러분 지난 3년간 노무현 정권 잘 경험해보셨죠. 노무현 정권이 잘한 게, 뭘 잘했어요?"라고 말했다가 곧장 "아니 문재인 정권이"라고 고쳐 말했다.
지난 1일 김종인 위원장이 현충원 방명록에 당명을 쓰면서 '민'자를 썼다가 지우고 '미래통합당 선대위 위원장'이라고 쓴 장면과 겹친다.
대화하는 황교안 김종인 |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 유세에서는 미래통합당을 '미래한국당'이라고 잘못 지칭했다. 이 자리에서는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문재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잘못 부르는 촌극도 벌어졌다.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지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지만 이러한 말실수가 모여 당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여야의 잇따른 실언 논란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 강 대변인은 "여야 거대정당이 지지층을 결집하려 지역 폄하와 세대 폄하 발언까지 일삼는 모습"이라며 "정치권의 망언과 실언은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환멸을 키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태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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