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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바뀌자… 전두환, ‘인정신문’부터 다시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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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불출석 허가 취소”… 27일 공판에 출석 요구

전두환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판사가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직업 등을 물어보면 피고인이 그에 답하는 ‘인정신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했던 재판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광주지법에서 공판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이 출석 요구에 응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세계일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6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본인은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어 통상 변호인만 참석한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매년 초 법원은 법관 정기인사가 단행되는데 전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했던 판사가 4·15총선 출마를 이유로 올해 초 사직함에 따라 재판부가 바뀌었다. 새로 재판을 맡은 김정훈 부장판사는 원점에서부터 다시 심리를 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려면 피고인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직업 등을 묻는 인정신문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광주지법 법정에 한 차례 선 뒤로 1년 이상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전임 재판부가 ‘전 전 대통령이 없어도 공판 진행이 가능하다’는 취지에서 그의 불출석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부장판사는 전임 재판부의 불출석 허가를 취소했다. 그리고 오는 27일 오후 2시 열리는 공판에 피고인인 전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대로 인정신문 절차부터 다시 밟겠다는 취지다.

전 전 대통령 측 정주교 변호사는 “(출석) 절차가 없는 줄 알았는데 법에서 명한 의무면 당연히 이행하겠다”면서도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피고인 출석 여부가 증거조사에 장애가 되지 않았고 증인신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후 다시 (불출석 허가) 신청을 하겠다”고 밝혀 재판부에 다시 한 번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을 요구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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