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무소속, 민주당 지지층 균열 전략…민주 "인기에 편승" 불편한 속내
'문재인·이낙연' 내건 민생당 김동철 후보 |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4·15 총선을 1주일가량 앞두고 여야의 텃밭인 광주와 전남에서 '민주당·호남 대통령'을 내세운 선거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는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민생당과 무소속 현역 의원들이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개혁 세력'과 연대해 '호남(이낙연)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민주당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와의 오랜 인연을 내세우는 민생당 광주 광산갑 김동철 후보는 6일 선거사무실에 민주당의 파란색 바탕에 '문재인 성공·이낙연 집권'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걸었다.
이 전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는 펼침막을 내건 데 이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성공을 바란다는 '이색적인'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민생당 현역 의원인 장병완(광주 동구남구갑)·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황주홍(고흥·보성·장흥·강진) 후보도 '호남 대통령을 만들자'며 동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전남 목포의 민생당 박지원 후보도 '전남(호남) 대통령'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총선에서는 호남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 수 있는 민생당 현역 후보를 지지해주고, 총선 이후에는 민생당과 민주당 등 민주개혁 세력이 연대해 호남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논리를 펴는 것이다.
'호남 대통령' 주장하는 김동철-박주선 후보 |
4년 전 국민의당으로 함께 당선됐지만, 민생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은 후보들도 이 마케팅에 동참했다.
민주당 전·현직 당원 549명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견인할 후보"라며 광주 북구갑 무소속 김경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경진 후보는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해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며 '민주당 후보인 것처럼' 선거 운동을 펴고 있다.
전남 여수갑의 무소속 이용주 후보도 총선 이후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생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민주당을 이용한 마케팅에 민주당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인기에 편승한 기생 정치' 등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후보가 대부분인 민주당의 입장에선 '민주당 주류(PK·친문)가 호남 출신을 대권의 페이스 메이커로 삼으려고 한다'는 비(非)민주 진영의 전략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광주를 찾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호남 대통령) 바람이 호남에 있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불편하다"며 "전국적인 기반과 만나야 가능한 데 현재 민생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민주당 안에서 일어날 일이다"고 불편한 속내를 비쳤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야권의 입장에선 친문 위주인 민주당 우위 구도를 깨기 위해 필사적으로 호남 대통령 논리를 앞세울 것이다"며 "비민주 후보가 내세우는 이색적인 민주당 마케팅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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