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아동학대' 충북희망원 법인 취소 절차 착수"

청문 절차 거쳐 내달 중 취소 명령…"개선 여지없다고 판단"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도가 원생 간 성폭력과 아동학대 등으로 물의를 빚은 청주 소재 충북희망원의 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브리핑하는 전정애 충북도 보건복지국장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정애 충북도 보건복지국장은 6일 e-브리핑을 통해 "충북희망원에 법인 설립허가 취소 처분 사전통지를 했다"며 "청문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설립허가 취소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1948년 설립된 아동 양육시설인 충북희망원은 원생 간 성폭행·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원생 1명이 지난 2월 26일 1심에서 보호처분 1년을 받았고, 5명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시설 종사자들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지난 2월 28일 시설장 교체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시설폐쇄를 결정했다.

전 국장은 "아동의 건전육성에 책임을 다해야 할 사회복지법인이 아동들을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았다"며 법인 취소 절차에 들어간 배경을 설명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희망원에서는 최근 5년간 12건의 아동학대, 성범죄가 발생하는 등 해마다 1건에서 최대 4건의 불법행위가 문제 됐다.

충북희망원 법인 취소 요구하는 시민단체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법인이나 시설 차원의 개선 노력이 부족했고, 시설 운영위원회나 법인 이사회에서도 예방 및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전 국장은 "해당 법인은 가족 중심의 운영과 고착화한 폐단들로 개선 여지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무엇보다 시설폐쇄로 더는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이 불가능해진 만큼 취소 절차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정 조치는 특정 법인을 강제하거나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법인이 복지환경을 저해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공동체 안전을 위해 법적·행정적 강제 조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충북희망원은 법인 설립허가가 취소되면 민법에 따라 해산 등기 및 청산 절차를 밟는다.

청산 후 법인의 잔여재산은 관련법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귀속된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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