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갓갓' 추적 단서 확보한듯
함정수사 허용 여부에는 신중
"범죄 확인되면 신상공개 검토"
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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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사회적 공분을 산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엄정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 경찰은 최초 n번방을 만든 닉네임 '갓갓' 추적을 위한 단서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147명을 검거해 25명을 구속했다"며 "주요 범죄자와 가담을 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을 속속들이 찾아 검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사 대상은 책임관서를 지정해 하나하나 확실하게 파고들어서 수사를 하도록 지도, 지휘하고 있다"면서 "행위 유형에 따라, 정도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고 조직성이 있는지 부분도 하나하나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특히 현재 경찰이 추적 중인 '갓갓'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미 있게 접근을 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북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가운데 갓갓 추적을 위한 중요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민 청장은 최근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함정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범죄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적극적으로 꼬드겨서 고의로 (범행을) 하게끔 만드는 게 함정수사"라며 "선진국은 테러, 조직범죄 등에 대해서는 함정수사를 인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인정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범행 의도가 있어 신분을 감추고 접근해 범행 정황과 행위자를 확인하는 '위장수사'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위장수사의 경우 마약사범 검거 등에 경찰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민 청장은 "여러 법적 문제, 국민들의 법적 수용성 문제 등을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으니 논의 과정에 참여하면서 국민 대다수의 뜻이 형성될 때까지 살펴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단순 가담자에 대한 엄정 대응도 거듭 강조했다. 민 청장은 "가담의 경우도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는데, 범죄의 의도를 가지고 관련법령상 위반된 행위를 한 것은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행위 유형이 다양하고 광범위해 하나하나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했는지 모두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의 공범 중 검거된 인원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 민 청장은 "신상공개는 범죄의 명백성을 필요로한다"며 "범죄를 다 확인하고 나서 그 다음 단계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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