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5G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확산시키고 있다." 영국 내에서 5G이동통신과 코로나19를 연계한 가짜뉴스가 잇따라 확산되며 기지국 곳곳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정부는 "터무니 없다"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유튜브 역시 관련 내용이 포함된 동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5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영국 버밍엄, 리버풀, 멜링 지역의 기지국에서 복수의 방화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인터넷 상에서 '5G 주파수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 '5G 기지국 주변에 거주하면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등의 괴소문이 퍼진 데 따른 것이다.
BBC는 "방화 사건의 배후나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5G와 코로나19를 연계한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정작 이들은 5G 장비가 뭔지도 모르고, 설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곳들에도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영국 최대 통신사인 BT 기지국의 경우 이번 방화의 타깃이 됐으나 5G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곳으로 확인됐다.
영국 정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위험하고 터무니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선 국민들은 물론, 의료진들도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가짜 뉴스로 국가 통신망을 고의로 훼손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5G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영국을 중심으로 이 같은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것이 우스꽝스럽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앞서 확산된 동영상에서 이동통신업계 임원 출신이라고 밝힌 한 유튜버는 "모바일 기술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며 "이를 숨기기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유튜브는 코로나19와 5G 간 음모론을 담은 영상들을 삭제하고 광고수익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여전히 관련 영상 업로드는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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