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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스위스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산된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극복한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라 한 달 이상 중단됐던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이 재개되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3일(현지시간) 스위스 채권시장에서 2억스위스프랑(약 253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5년이며 발행금리는 고정금리로 연 0.875%다. 이는 5년물 미드스왑에 약 140bp가 가산된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는 넘치는 시장 수요에 힘입어 당초 1억5000만스위스프랑으로 예정했던 발행액을 33%가량 늘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석유공사는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스위스 현지 투자자들에게 가산금리(스프레드) 140bp를 제시했다. 회사 측 목표 금리대로 조달이 성사된 것이다. UBS가 발행 실무를 맡았다.
이번 외화채 발행은 해외 한국물 시장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외화채 발행 시기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월 말 최대 3억호주달러(약 2200억원) 규모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현지 기관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수요예측 시기를 미뤘다. 그 후로 아시아 유럽 미국 시장에서 한국물을 발행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시장 관계자는 "발행금리가 최초로 제시한 수준보다 낮아지지는 않았지만 한 달 가까이 침묵이 이어진 한국물 발행에 성공한 데 의미가 있다"며 "상반기 중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기업들에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이어 현대캐피탈 미국법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도 7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약 18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한국물 발행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우량기업이라면 발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서다. 발행 시기를 미룬 한국광물자원공사뿐만 아니라 동양생명(영구채) 신한은행(글로벌본드) 한국도로공사(캥거루본드) 등이 한국물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부도 확률을 보여주는 지표인 CDS프리미엄도 영국 프랑스 일본보다 크게 낮아졌다"며 "한국이 코로나19에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기관들의 투자심리도 2월에 비해 한결 나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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