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조국이냐 경제냐", 황교안 "조국 종자들 막아내야", 유승민 "문 정권의 거짓"
범여 지지층 결집 움직임에 '조국 프레임'…정의·공정 강조하며 '反조국 정서' 공략
서울대, 조국 교수 직위해제 |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미래통합당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 메시지의 초점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맞추고 있다.
'조국 대 반(反)조국'의 프레임에 '정권 심판론'을 끼워 넣어 지지층을 재결집하고 중도·무당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대전 선대위 회의에서 "조국을 살릴 것이냐,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것이냐"며 "무엇이 우선해야 하는지 삼척동자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에도 부산 유세에서 "'공정'이라는 말은 조국이라는 사람과 결부돼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 전 장관에 비판적이었던 민주당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도 "금태섭이라는 의원은 (공천에서) 떨어트려 놓고, 파렴치한 조국을 받들겠다고 하는 게 지금 민주당의 실태"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 역시 '조국=불공정' 등식을 내세우며 대여 공세의 날을 세웠다. 현 정권과 조 전 장관 지지 세력이야말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위선자 집단이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황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 유세에서 "불공정의 아이콘, 불법의 아이콘인 조국 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국 수호 단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지금 조국을 살리려 난리 치고 있다. 민주당과 그 야합 세력이 조국을 다시 살려내려 하고 있다"며 "조국 호위부대가 대거 공천을 받아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경제를 살릴 건지 조국을 살릴 건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반드시 이 조국 따라 하기, 조국의 종자들을 막아내고 총선에 나온 사람들을 다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도 경기 안양 지원유세에서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정의·공정·평등을 입에 달고 살던 문재인 정권이 속으로는 얼마나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평등하지 못한 사람들인지, 이 정권의 실체, 위선과 거짓을 똑똑히 봐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날 '낙동강 사수 공동유세단'(이주영·김기현·하태경)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살리기보다 조국 살리기에만 몰두하는 정권, 민주화의 성지 부산·울산·경남을 친문(친문재인) 부패세력의 소굴로 만든 정권을 꼭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통합당 선거 사령탑이 이처럼 조 전 장관 때리기에 앞다퉈 나선 것은 총선국면에서 '조국 대 반조국' 프레임을 띄워 범여권의 지지층 결집 흐름을 흔들고 중도표심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통합당은 '친문·친조국'을 표방한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조 전 장관 골수 지지층 그룹이 열린민주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고, 장기적으로 민주당과 함께 국회를 장악해 정권 연장을 노리지 않겠냐는 의구심도 통합당 저변에 깔려있다.
지난해 조 전 장관 일가의 각종 탈법·비리 의혹과 자녀 부정입학 등은 공정과 정의를 강조해온 청년층 중심의 현 정권 지지층에 '균열'을 가져왔고, 이는 지난해 말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판단 역시 '조국 프레임' 띄우기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조국 사태'와 뒤이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등 정권의 도덕성을 공략할 만한 소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묻히지 않도록 이를 상기시키려는 의도인 셈이다.
김 위원장이 최근 선거 유세에서 "지난해 10월에 검찰청 앞과 광화문 광장을 왔다 갔다 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며 조국 사태로 빚어졌던 국민 갈등을 떠올리는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대전 선거유세 지원 |
zhe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