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성패의 관건은 라임사태에 청와대 인사나 현 여권 실세의 연루 여부를 밝히는 데 있다. 검찰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수사에 힘을 쏟고 있지만 핵심피의자들이 잠적한 상태여서 곤란을 겪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3일까지 라임 사건 관계자 8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부지검의 2개 수사팀과 파견 배치된 검사를 포함해 총 11명의 검사가 투입됐다. 통상의 검찰 수사 부서(6~7명)의 두배에 달하는 숫자다. 검찰은 이에 그치지 않고 검사를 추가배치해 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검찰이 이처럼 대규모 물량을 투입하는 이유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라임사태 수사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 단순히 대형금융사기 사건을 해결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수사 성패에 따라 '윤석열 검찰'의 명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재기불능 상태로 빠질 위험도 모두 상존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여러가지 돌발악재로 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 중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과 채널A 기자와 유착 의혹은 가장 치명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인사가 현 여권과 청와대를 겨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엮으려 했다는 의혹이다. 사실일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장관급인 검찰총장이 정권을 뒤집으려 한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관련한 의혹, 윤 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문제이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비리여서 검찰 조직 전체를 뒤흔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채널A’ 의혹은 수준이 다르다.
여기에 이른바 'N번방' 사건의 주범들에 대해 지나치게 가벼운 구형을 했다가 부랴부랴 변론재개에 들어가는 등 연이은 실책으로 여론의 지원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사방으로 포위된 형국인 셈인데, 라임사태 등 대형금융사기 사건에서 '한건'을 올리지 못하면 포위망을 뚫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라임사태 수사도 검찰 뜻대로 풀려가지는 않은 모양새다. 두 가지 난제가 검찰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장 라임사태의 핵심 피의자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첫번째다.
라임 펀드를 기획하고 운용까지 담당했던 이종필 전 부사장과 라임의 돈줄로 지목되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회장 등 이번 사태를 주도한 피의자들은 모두 잠적한 상태다.
라임펀드의 불법을 눈감아 주고 금융당국의 수사를 무마해 준 것으로 알려진 전 청와대 행정관의 뒷배를 밝히는 것도 수사성패의 관건으로 꼽힌다. 문제의 전 청와대 행정관은 김 회장과 동향으로 검찰은 이 행정관이 라임펀드의 여러가지 문제를 무마해 줬다는 녹취록을 확보해 놓고 있다.
하지만 조 단위 피해를 입힌 대형사건을 덮었다고 보기에 과장급인 청와대 행정관의 직급이 맞지 않다. 적어도 1급 국장 이상 차관급 고위인사가 개입됐다고 해야 '그림'이 나온다. 더 높은 뒷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면 행정관 개인 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
검찰은 라임사태에서 청와대의 '뒷배'가 어디까지 이어졌는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나 성과는 미미하다.
앞서 검찰은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이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 사태 확산을 막았다”며 피해자들에게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녹취록을 확보해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녹취록에 언급된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그는 김 회장의 고향 친구로 김 회장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의 동생은 스타모빌리티의 사외이사로 근무하며 급여 명목으로 매월 300만원가량을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김 전 행정관은 금감원 인적자원개발실 팀장에서 보직 해임된 상태다.
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신동근 sdk64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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