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담자 140명 무더기 검거…조주빈 조력 ‘공익’ 구속
‘라임 사태’ 수사 급물살…핵심관계자들 잇달아 구속
법원, 아버지 폭행 사망케 한 30대에 집행유예 선고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텔레그램에서 아동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 가담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신상이 공개된 데 이어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면서 몰래 빼낸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건네 피해자들을 협박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 최모(26)씨가 3일 구속됐는데요. 검찰과 경찰은 직접 가담자와 단순 참여자까지 모두 엄정 수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조주빈 조력자 공익근무요원 구속 △‘라임 사태’ 관계자 잇달아 구속 △어버지 숨지게 한 30대 남성 집행유예 등입니다.
◇n번방 가담자 140명 무더기 검거…조주빈 조력 ‘공익’ 구속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유포한 ‘박사방’ 조주빈의 범행을 도운 공익근무요원 최모(26)씨 (사진=뉴시스) |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최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최씨를 검거하고 지난 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법원은 최씨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크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매우 크다”며 “피의자의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극심하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습니다. 최씨는 서울 송파구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증·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들여다본 후 이 중 17명의 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습니다.
최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던 중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보고 조주빈에게 고용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최씨는 피해 여성들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돌렸고 이 중에는 손석희 JTBC 사장의 차종과 차량 번호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조주빈과 함께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했습니다. 공익근무요원인 최씨가 개인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자 병무청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업무를 사회복무요원에게 맡기지 못하도록 하는 복무 관리 지침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경찰은 n번방 수사 관련자 140명을 무더기 검거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일 검거된 피의자 140명 중 10대가 무려 25명이 포함됐고, 20대는 78명, 30대는 30명, 40대는 3명에 달합니다. 경찰은 2일 최씨 외 조주빈의 공범으로 알려진 A씨가 복무하고 있는 경기도 한 군부대를 찾아 압수수색도 진행했습니다. A씨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수백회에 걸쳐 유포하고, 박사방을 외부에 홍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당국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온라인 흔적을 없애는 ‘디지털 장의’ 업체에는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임 사태’ 수사 급물살…핵심관계자들 잇달아 구속
1조6000억원대의 금융·투자 사기 의혹 사건인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김모 본부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3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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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 중단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3일 서울남부지검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김모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요.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일 김 본부장을 체포해 이튿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공모해 이른바 ‘라임 사태’의 피해를 키운 인물로 꼽혀왔습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월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에서 195억원을 빼내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를 인수하도록 조치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195억원이 들어오자 이를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법은 또 지난 1일 라임 사태 핵심 관계자 이모씨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씨 등은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한 상장업체 A사의 주식을 미리 사두고 주가를 조작한 뒤 이를 비싸게 되파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전 임원이 구속됐고, 이틀 뒤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관계자 2명이 구속됐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횡령을 경기도 안산시의 스타모빌리티 본사 사무실과 스타모빌리티가 로비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시의 골프장 아시아나CC를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의 행방은 현재 묘연한 상태입니다. 검찰은 국내 수배 중인 이 전 부사장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으며 현재 구속된 피의자들을 상대로 이들의 소재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폭행 사망케 한 30대 ‘집유 선고’
법원. (사진=이데일리DB) |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마성영)는 31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1)씨에 대해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자택에서 아버지와 술을 마시던 도중 말다툼을 하다가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패륜·반인륜 범죄라 죄질이 중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상해를 입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고 다음날 새벽까지 장시간 피해자를 방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과거부터 술에 취해 가족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해 가족들이 집을 나갔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혼자 돌봐왔다”면서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늦게라도 119에 신고하고 응급처치를 취했다는 점을 유리한 양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아버지와 좋은 추억을 만들거나 대화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었다”라며 “잘못된 행동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 점에 매일 후회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흐느꼈습니다. 그는 “저지른 죄의 무게를 잊지 않고 평생 아버지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의 의견과 피고인의 환경, 범행동기, 정황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로 선처하기로 했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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