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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라임 무역금융펀드 실사했지만…"추가 손실 반영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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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이 사기 판매 혐의에 휘말린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에 대한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최종 회수율 예측과 기준가격의 조정은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판매사들에 안내했다. 현재로선 해외펀드와 거래상대방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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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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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은 3일 판매사들에 배포한 무역금융펀드 실사 관련 안내문을 통해 "이번 실사 결과에는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최종 회수율 예측이 포함돼있지 않다"며 "실사 결과에 따른 기준가 조정(상각)은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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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이 3일 판매사들에게 배포한 무역금융펀드 실사 결과 관련 안내문. 판매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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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회수율 예측치는 해당 펀드에 대한 기준가격 조정의 근거가 된다. 라임운용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최종 회수율 예측치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밝힌 만큼, 무역금융펀드 수익자들은 이 펀드의 예상 기준가격을 알 수 없게 됐다.

라임운용은 최종 회수율을 산정하지 않은 이유로 시간 제약을 들었다. 라임운용은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 실사는 펀드에 내재된 관련 계약 및 담보의 경제적 효력, 거래상대방에 대한 재무적 상환 능력의 예비적 검토를 목적으로 했다"면서도 "회수율을 추정함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해외펀드들의 분석이나 거래상대방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인 여건상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 5월부터 운용된 무역금융펀드는 미국 IIG 펀드, BAF 펀드, Barak 펀드, ATF펀드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재간접 펀드다. 전체 투자액 약 6000억원 중 개인투자금이 2400억원이고, 신한금투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액이 약 36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도주 직전 이 펀드 수익증권 모두를 싱가포르 무역금융 중개회사 R사에 넘기고 그 대가로 5억 달러의 약속어음(P-note)을 수취해, 현재 펀드의 자산은 전부 P-not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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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오른쪽)와 이종필 전 부사장이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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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은 지난 2월말 투자자산 중 한 곳인 IIG 펀드의 청산 절차를 반영해 이중 1억 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원금을 상각했다. 남은 4억 달러(약 4800억원) 규모의 원금 중 TRS 350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1200억원만이 수익자들에게 상환 가능한 금액이다. 하지만 또 다른 투자처 BAF 펀드 1억6000만 달러(약 1900억원)어치가 지난해 2월 6년 만기 폐쇄형으로 전환돼 당분간 회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사실상 원금 전액 손실 위험이 크다.

금감원은 지난해 검사 과정에서 무역금융펀드의 사기 판매 정황을 다수 발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운용과 신금투는 2018년 6월쯤 무역금융펀드 투자처인 IIG펀드가 기준가를 내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같은해 11월까지 IIG펀드 기준가가 매월 0.45%씩 오른 것처럼 꾸몄다. 그해 11월엔 IIG펀드로부터 '부실로 청산 절차가 시작됐다'는 e-메일을 받고도 500억원 규모의 환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라임운용의 다른 펀드 자금으로 무역금융 펀드 부실을 돌려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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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금융펀드 관련 일지.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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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오는 9일부터 라임 사태 합동 현장조사단을 꾸려 무역금융펀드 관련 현장조사에 들어간다. 20일부터는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주요 판매사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벌인다. 이 현장조사는 피해자 보상 등을 위한 분쟁조정에 돌입하는 과정에서의 사전 조사 성격을 띄고 있다. 금감원은 현장 조사(1개월)와 내·외부 법률 자문(2개월) 등을 거쳐 오는 7월쯤 라임운용의 환매중단 펀드 가운데 처음으로 무역금융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첫 분쟁조정위원회를 가질 전망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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