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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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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전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감산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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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가 전쟁'을 벌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극적 타결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감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산유국들이 충분한 감산을 합의할지 의구심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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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수는 러시아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의 감산 협상 사실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국 간의 논의 채널인) OPEC+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협상 틀과 관련해 어떤 나라도 논의를 먼저 제시한 바 없다"고 전했다. 감산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사우디 간의 접촉이 있어야 하는데 3일까지 어떤 고위급 회담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가 OPEC+회원국이 참여하는 긴급 회의에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회원국들이 회의장에 참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감산의 부담을 누가 질지도 관건이다. 유가 전문가들은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감산 문제를 협의하더라도 여전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에 따르면 사우디 등 산유국은 앞으로 일일 원유 생산량을 1000만~1500만배럴 줄여야 한다.


이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지난달 초 사우디 등이 추진했던 감산 목표는 150만 배럴이었다. 이 수치에도 러시아 등이 반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는데, 그 10배에 해당하는 1500만배럴을 줄인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과제다. 1500만배럴은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에 이르는 양이다. 에너지 관련 투자회사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시장에서는 여전히 회의감이 상당하다"면서 "일단 감산 목표가 너무 크다"며 "이미 사우디는 감산 부담을 혼자 짊어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 공동 보조를 취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다양한 산유국들이 상당한 짐을 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산의 필요성에 동의해도 누가 얼마나 짐을 질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감산에 대해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와 러시아 감산을 유도하면서 정작 미국은 그 대상이 될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점에 대해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다니엘 예르긴 부회장은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관심을 갖는 부분은 세계 최대 원유 산유국인 미국이 감산 논의에 참여할 것인지에 관한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이 부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도 결국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석유업계 경영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감산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셰일업계가 저유가로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을 감안하면 시장의 암묵적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감산 규모가 수요 감소에 대응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사실상 마비되면서 하루 원유 소비량이 3000만배럴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수요 감소에 따른 과잉 공급 상황인 감산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다. 로베르토 카스텔로 브랑코 페트로브라스 CEO는 "중장기적으로 OPEC가 가격 결정권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감산 논의는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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