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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5G 세계 첫 상용화 1주년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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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해외 진출 발판... 삼성, 통신장비 진격 지렛대
킬러컨텐츠 부재⋅높은 요금제⋅통신품질 저하 해결 과제
올해 5G 전산업 적용 속도… B2B 사업 전방위 확대

지난해 4월 3일 한국은 세계에서 첫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통해 ‘통신 변방’에서 ‘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5G가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만큼 한국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국가가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5G 상용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들은 오랜 시간 준비를 거쳤다. 정부는 통신 3사와의 협력을 통해 2017년 하반기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 전략 로드맵’을 마련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5G 인프라 조기 구축을 위해 주파수 경매를 계획 대비 1년 앞당겨 실시하고, 통신사들의 중복투자를 줄이기 위해 필수설비 공동구축·활용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2018년 12월 5G 전파 발사에 성공하고, 지난해 4월 3일 스마트폰 기반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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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明)=5G로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 기반 마련

5G 상용화 이후 소비자들의 기대감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들이 5G 스마트폰을 선도적으로 출시하며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증가했다. 상용화 초기 2019년 하반기까지 5G 가입자를 300만명 확보하는 게 목표였으나 5개월 만에 이를 달성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가입 고객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상용화 약 10개월 만에 5G 가입자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5G 기지국은 전국 85개시에서 약 10만9000개국이 구축됐다.

통신 3사의 해외 진출과 국제 협력도 활발하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일본 KDDI·캐나다 비디오트론·미국 US셀룰러·뉴질랜드 스파크·중국 차이나텔레콤·홍콩텔레콤 등에 5G 기술 및 콘텐츠를 수출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 등 내노라하는 세계적 기업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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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서울에 위치한 한 빌딩 위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며 5G 상용화 1주년을 기념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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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기존에 견고한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3강 구도도 한국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해왔지만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는 약세를 보여왔다. 2018년 전체 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5G를 지렛대로 기존 판을 흔들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KDDI에 5G 장비를 수출하는 등 해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 세계 5G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3%를 차지했다. 아직 5G 장비 시장이 전체 통신 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크지는 않지만, 노키아를 제치고 화웨이와 에릭슨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은 고무적인 결과다.

아울러 5G 상용화로 통신사들의 망 투자 확대 등에 따른 낙수효과로 관련 중소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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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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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기지국 장비 제조업체 KMW가 삼성전자, 노키아 등 글로벌 업체와 협력 등을 통해 다중입출력장치(Massive MIMO)를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KMW는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2018년 대비 247% 증가한 7330억원, 영업이익 1613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광송수신기 제조업체인 오이솔루션도 삼성전자, 화웨이, 에릭슨 등 글로벌 업체들에 5G 장비를 공급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과 견줘 258% 증가한 2105억원으로 급증했다. 3D VR 콘텐츠 스타트업 벤타브이알은 5G 상용화를 토대로 LG유플러스와 함께 해외에 진출하며 작년 매출액이 2018년 대비 178% 증가한 50억원을 기록했다.

◇암(暗)=5G 인프라, 콘텐츠 부족한데 가계통신비 급증

5G의 확산으로 생긴 부작용도 있다. 통신 3사 모두 5G 가입자 확대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5G 이용자 대부분이 평균 8만원대 이상의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알뜰폰 5G 요금제 및 시니어, 청소년 전용 요금제가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 5G 품질 구현 속도와 전국 커버리지가 빈약한 것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5G를 통해 즐길만한 킬러 콘텐츠가 많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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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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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통신업계와 협력해 5G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자는 5G+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를 만들고, B2B(기업-기업)로도 확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신업계는 올해 B2C(기업-소비자) 영역에서는 클라우드, 디바이스 제조사, 통신 기업들과 장벽 없는 협력을 추진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5G 실감서비스’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MS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혼합현실 콘텐츠 제작 시설 ‘점프 스튜디오’를 오픈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교육, 게임 등 생활영역으로 고객가치를 넓힌 ‘U+5G 서비스 3.0’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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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서울삼성병원과 함께 구축한 5G 스마트병원의 수술실 모습.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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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는 또 올해를 ‘5G B2B 사업 원년’으로 삼아 B2B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산업별 대표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한국 산업 혁신의 촉진제 역할을 할 예정이다. 5G 28GHz(기가헤르츠) 대역과 ‘5G 엣지 클라우드’가 상용화되면 무인배송 로봇, 원격 진료와 같은 서비스들이 초저지연 통신으로 이뤄지므로 제조·유통·의료·자율주행·로봇 등 산업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KT는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실감미디어, 관광, 물류∙유통, 재난관리, 공공안전 7대 영역을 중심으로 모든 산업에 5G를 접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5G B2B 영역에서 150개의 사례와 53개의 기업전용 5G 도입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서울병원 등과 협력해 5G 기술 적용을 고도화하면서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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