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 초대형원유운반선 구매 예상…대우조선해양, 팬오션서 1척 수주
대우조선해양이 2017년 수주해 2019년 9월 현대상선에 인도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빅터호의 운항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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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유수요 급감·저유가 장기화 국면에 조선업계는 오히려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가가 낮을 때 원유를 대규모로 구입해 둔 뒤 향후 유가 상승 시 판매해 차익을 보려는 수요가 늘면서 원유를 대규모로 저장하고 운반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구매하려는 선사들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뛰어난 대형선박 건조 능력을 보유한 국내 조선사들이 득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VLC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적인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해운사인 팬오션으로부터 VLCC 1척을 수주했다. 팬오션은 주로 벌크선을 운영해오다 최근 원유운송 등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팬오션 외에도 원유운송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해운사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VLCC 발주량을 25척으로 예상했다. 이어 2021년에는 30척, 2022~2025년에는 연평균 50척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는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을 결정하면서 공급 물량이 쏟아지고, 유가가 연초 대비 3분의 1 토막 난 것이 VLCC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유가일 때 대규모로 원유를 사들이려는 정유회사와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쏟아지는 물량을 확보해 수송하거나 바다 위에 보관하기 위해 VLCC가 많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VLCC 수요가 급증하면서 용선료도 치솟고 있다. 클락슨리서치는 전체 VLCC의 지난주 일평균 용선료가 22만9000달러(약 2억8200만원)로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클락슨리서치는 유조선 선사들이 이번 분기에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VLCC 수주 점유율을 늘릴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는 밀릴 수 있지만 높은 연비 등 품질이 좋고, 납기관리 능력은 더 앞서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CC 31척 중 18척(58%)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VLCC는 노후선박 비중이 다른 선박에 비해 높은 만큼 이제부터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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