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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물가와 GDP

‘코로나 여파’ 근원물가 20년 만에 최저…여행·외식 소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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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 동향. 전년대비 1.0% 상승

OECD 기준 근원 물가지수 상승폭 외환위기 이후 최저



경향신문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직원이 간편식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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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0%대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인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는 1999년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에 그쳤다. 반면, 감염 우려로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가공식품과 식재료 물가는 상승하는 등의 소비패턴 변화가 나타났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으나 올해 1월 1.5%로 올라선 뒤 석 달 연속 1%대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농산물 가격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오른데 따른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쳤다.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달(0.4%)에 이어 낮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소비패턴 변화는 물가지수를 통해 뚜렷이 나타났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공식품과 농·축·수산물 물가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공식품은 전년동월 대비 1.7%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의 가격은 각각 6.7%, 7.3% 증가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여행·외식 관련 상품의 물가 상승폭은 낮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0.9%로 올 들어 0%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안경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연초에는 외식 물가가 오르는 데 비해 감염 예방으로 외식을 자제하면서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호텔숙박료는 5.2% 하락하며 2010년 8월(-9.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콘도 이용료도 3.1% 하락했다.

무상교육 대상이 점차 확대되면서 고등학교납입금(-34.5)과 학교급식비(-35.8), 남자학생복(-36.3), 여자학생복(-32.4)은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내린데 따른 영향으로 승용차 가격은 2.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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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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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도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OECD기준 근원 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올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말기인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폭이다. 통계청은 외식 서비스 상승폭이 둔화되는 등 일부 경기가 위축된 부분도 있지만 고교·대학교 납임금 인하 등의 정책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다. 통계청의 일일 가격조사 결과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마스크 가격은 공적마스크 가격(1500원)보다 300원 높은 1800원에 거래됐다.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4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으로 수요와 공급 모두 충격을 주면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마이너스 0.6%, 마이너스 0.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은 일단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있다. 안 심의관은 “지난해 물가가 워낙 낮아 기저효과가 있어 (올해 물가가)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수요 감소와 공급 경로 문제가 물가에 미치는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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