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외식 소비가 줄었지만 가정용 식재료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계란, 돼지고기 등 축산물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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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됐지만 디플레이션이 당장 닥치지 않았다. 외출을 자제한 사람들이 집에서 조리를 많이 하면서 축산물과 가공식품의 수요를 키웠고, 3개월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지켰다.
최근 급락한 국제유가는 이번달 물가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초·중·고 개학 연기에 따른 무상교육 영향도 4월부터 반영될 전망이라 여전히 물가가 급락할 위험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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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지탱한 3월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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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계청의 '2020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 올랐다.
먹거리가 물가를 지탱했다. 채소류(16.5%), 축산물(6.7%), 수산물(7.3%) 등의 상승폭이 컸다. 농축수산물 중에는 배추(96.9%), 돼지고기(9.9%), 달걀(20.3%), 고등어(15.8%), 호박(58.1%), 양파(70.6%) 등의 물가가 지난해 3월에 비해 많이 올랐다. 물가 상승 기여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도 1.7%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감염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로 가정 내 식재료 소비가 증가했다"고 했다.
구입빈도가 높은 141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8% 올랐다. 이 중 식품은 2.4%, 식품 이외는 1.4%씩 상승했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할물가지수는 1.5%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3.8% 상승했다. 신선어개 8.4%, 신선채소 16.6% 각각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10.0% 하락했다.
/사진=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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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빼면 여전한 저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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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4% 상승해 1999년 1월(0.1%) 이래 최저치였다. 이 지표는 경제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큰 식료품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물가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지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물가를 비교하는 기준이다.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0.7% 올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한 탓에 오락·문화 물가는 1.3% 하락했다. 2006년 9월(-3.6%)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여행 자제에 따라 단체여행비가 떨어지고, 졸업식과 입학식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생화 가격이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경기 진작을 위해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를 한 점도 공업제품 물가상승을 억제했다. 다목적승용차(-2.7%), 대형승용차(-3.6%), 수입승용차(-2.9%) 모두 2월에 비해 가격이 떨어졌다.
석유류는 6.6% 상승했지만 지난해 유류세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다. 오히려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기저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올해 2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비 10.5% 상승한 바 있다.
국제 유가 9주 연속 폭락 영향으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2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1,397원, 경유 1,197원에 판매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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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몰려오는 국제유가 영향…여전한 디플레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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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진 국제유가는 이번달 물가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3~4주의 시차가 걸린다.
안형준 심의관은 "학교 급식비·고교납입금 등 물가를 낮출 수 있는 무상교육정책의 영향이 개학 연기에 따라 3월에 제대로 반영이 안됐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체인의 문제가 미치는 영향도 시차를 두고 천천히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역시 국제유가 하락이 향후 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소비자물가 흐름 및 상·하방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마스크 대란 이후 통계청이 매일 가격 동향을 조사중인 마스크는 공적마스크 제도 도입 이후 오프라인 1800원대, 온라인 4000원 초반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국은 1600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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