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중당 당원들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만들어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재판을 맡은 오덕식 판사의 교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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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텔레그램 '박사방'과 유사한 자료를 공유한 혐의로 구속된 '태평양'(텔레그램 닉네임) 이모(16)군의 재판을 맡은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교체해 달라며 민중당 당원들이 법원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손솔 민중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를 포함한 민중당 당원 5명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2층 로비에서 "오덕식 판사를 교체하라", "박사를 키운 건 판사다", "'n번방'을 키운 것은 법원" 등 5분여 동안 구호를 외친 뒤, 법원 로비에 앉아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재 오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군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오 부장판사가 과거 성범죄 처벌에 소극적인 판결을 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n번방 관련 사건 담당 재판부에서 오 부장판사를 제외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오 부장판사는 지난 2018년 가수 고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구 씨 남자친구 최종범 씨 사건 1심 재판 당시, 최 씨의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일부 시민단체들로부터 '성인지 감수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오 부장판사는 최 씨의 공소사실 중 협박·강요·상해·재물손괴 등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구 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구 씨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녹색당과 성적폐 카르텔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 등 회원들이 지난해 11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성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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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이후 녹색당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7개 단체로 이뤄진 '성적폐 카르텔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범죄 사건 판결문에 굳이 필요 없는 성관계를 나눈 구체적 장소, 횟수를 기재함으로써 여성의 범죄 피해 사실을 구경거리처럼 전시했다"며 "오 부장판사는 대한민국 재판관으로 설 자격이 없다"고 분노를 토로했다.
또한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고 장자연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언론인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오 부장판사는 "술자리는 피해자가 손님을 접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닌, 소속사 대표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친목도모 자리였다"며 "추행이 일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성추행이 있었으면 생일파티 분위기는 안 좋았을 것'이라는 식의 납득할 수 없는 판단 근거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며 판결을 비판했다.
이 외에도 오 부장판사는 같은 해 11월, 3년간 결혼식장 바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하객을 대상으로 불법 촬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사진기사 B 씨에 대해 집행 유예를 선고하고, 지난 2013년 대형마트 등을 돌며 소형 캠코더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C 씨에 대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1366,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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