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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쇼크로 3월 소비심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무너지면서 '소비절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경기 전망이 추락세를 보이며 소비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만 7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에 아동 1인당 4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꺼져가는 경기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냉각된 소비심리를 녹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27일 한국은행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78.4를 기록했다. 2월 96.9보다 18.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지수화한 지표다. 100보다 높을수록 낙관적, 100보다 낮을수록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국민이 느끼는 소비심리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의미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금융위기 여파가 휘몰아치던 2009년 3월 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데 더해 낙하 속도까지 빨라졌다. 한 달 사이 18.5포인트 하락한 것은 월간 소비자심리지수 공표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소비자 심리 위축이 '역대급'으로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 현재 경기 판단도 28포인트 급락해 38까지 떨어졌다. 2009년 3월 34 이후 가장 낮았다.
항목별로 취업 기회 전망은 64로 2월보다 17포인트 폭락했다. 2009년 3월 5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취업시장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에 따라 임금 전망도 역대 최악으로 나타났다. 임금 전망은 109로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통계를 집계한 이후 임금 전망이 1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임금 전망은 향후 1년 뒤 자신의 임금 수준을 묻는 것인데, 대개 임금은 매년 오르는 경향이 있어 110 밑으로 떨어진 전례가 없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과 같은 1.7%로 나타났다.
하지만 향후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이 4.2%로 나타나 역대 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바닥 수준인 상황에서 정부는 현금성 쿠폰 지급 등을 본격화하며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만 7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에 아동 1인당 4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긴급 지원하는 '아동돌봄쿠폰'이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에 필요한 1조539억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통과된 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됐다. 아동돌봄쿠폰 지원 대상은 이달 말 아동수당을 받는 전국 263만명의 아동이 있는 약 200만가구다.
쿠폰은 지자체 여건에 맞춰 전자상품권, 지역 전자화폐(모바일·카드), 종이상품권(지역사랑상품권 등) 형태로 지급된다. 229개 시·군·구 가운데 192곳이 전자상품권 형태를 선택했다. 9곳은 지역 전자화폐, 28곳은 종이상품권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다. 전자상품권으로 지급되는 지자체는 정부지원카드(아이행복카드·국민행복카드)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카드 포인트가 자동으로 입금된다. 해당 지역 광역단체(시도)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 따라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에서는 사용이 일부 제한된다.
그러나 이미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 같은 대책이 경제에 인공호흡기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가 가라앉기 전에는 현금을 살포한다 해도 누가 외출해 소비를 할 수 있겠느냐"며 "소비심리 개선은 결국 코로나19 확산이 언제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전반이 코로나19발 한파에 시달리는 반면 부동산 시장만은 예외다. 주택 가격 전망은 112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해 7월 106으로 기준선(100)을 넘어선 뒤 9개월 연속 100을 초과한 것이다.
[김연주 기자 /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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