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문조사 내용이 어땠길래 판사들이 이렇게 문제를 제기했을까요.
채윤경 기자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기자]
양형위원회가 1심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들에게 보낸 설문은 총 15문항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 착취물을 만들고, 판매하고, 소지한 범죄자에게 몇 년 형을 선고해야 할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보기에 제시된 형량이 턱없이 낮습니다.
SNS에서 알게 된 14세 여성 피해자의 성 착취 영상을 만든 경우 형량을 징역 2년 6개월~9년 이상 중에서 선택하게 했습니다.
현재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 형인데 이보다 낮은 겁니다.
돈을 받고 영상을 판매하거나 유포한 경우는 형량이 훨씬 더 낮습니다.
징역 4개월 이하부터 3년까지입니다.
성 착취물을 갖고 있는 경우엔 더 낮습니다.
선택지를 징역 2개월 이하~1년 중으로 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설문조사에서 나온 감경사유도 문제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을 경우'나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엔 형을 얼마나 줄여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피해자가 범죄에 취약한 아동이라는 점, 정신적으로 길들여지거나 위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판사들은 "아동을 상대로 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질문"이라며 양형기준 설정을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
채윤경 기자 ,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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