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이 악용되거나 오용될 수 있어"
"리영식, 선전선동부 출신으로 파악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남북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고자 하는 움직임이 국내 일부 나타나는 가운데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의 지원을 바란다면 그에 맞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26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협력기금이 갖고 있는 공공성과 대북지원 과정에서의 투명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남북교류협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요건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통일부가 민간의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해 너무 높은 요건과 기준의 충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이 당국자는 "(정부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세세한) 요건을 따지지 않으면 오히려 악용되거나 오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들어 통일부의 문턱이 더 높아진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도 "과거 사례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과거에도 법적 요건은 다 갖춰서 처리됐다"고 말했다.
앞서 24일에도 통일부는 국내 민간단체가 코로나19와 관련한 대북 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받으려면 북측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통일부 당국자는 "적정하고 효율적인 추진과 기금 지원을 위해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며 대북 지원 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요건을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민간단체가 ▲ 북측과 합의서 체결 ▲ 재원 마련 ▲ 구체적인 물자 확보 및 수송 계획 ▲ 분배 투명성 확보 등 요건을 갖춰야 통일부의 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통일부는 말을 아끼며 흐름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 언급 사례가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대북제재 완화 행동이 취해진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대북제재의 큰 틀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이 문제를 검토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북한 일꾼(간부)들과 건설자들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10월 10일까지 평양종합병원을 완공하기 위해 공사에 매진하고 있다고 2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건설장에 밀려든 지원물자 뒤로 '우리나라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우월성을 남김없이 발양시키자!' 표어가 걸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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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북한매체에서 등장한 리영식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 통일부는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영식은 선전선동부에서 일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에 따르면 리영식은 그때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임명됐는데, 그 이후 상황은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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