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민당에 의원 7명 꿔주기
통합당, 한국당에 8명 추가 파견
비례대표 투표용지 앞순번 '끝장정치'
당명에 '가자' 넣는 꼼수도 만연
"한국정치 추태...헌소·유권자 선택만 남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5일 국회를 찾은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왼쪽)·최배근 공동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 이병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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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임유진 기자 = 4·15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투표용지상 순번을 끌어올리기 위해 치열한 암수(暗數)를 벌이고 있다.
거대 양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26~27일까지 투표용지 앞순번을 차지하기 위해 셀프 제명부터 의원 꿔주기 등 노골적인 꼼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25일 비례 전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이종걸·신창현·이규희·이훈·심기준·제윤경·정은혜 의원 등 7명을 파견했다. 통합당의 의원 꿔주기를 맹비난하던 민주당이 똑같은 수순을 밟으면서 여야가 꼼수 정치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7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하게 된 시민당은 이번 총선 정당투표용지에 민생당(21석)과 미래한국당(10석), 정의당(6석)에 이어 네 번째 칸에 당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당은 정의당보다 의석수가 1석 많지만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이 아니어서 투표 용지상 순서가 정의당보다 뒤에 위치한다.
야당인 통합당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들을 대거 제명하고 비례 전용 정당인 한국당에 입당시킬 계획이다. 윤종필·김규환·문진국·김종석·송희경·김성태·김승희·김순례 등 8명의 비례대표 의원이 이적 대상으로 거론된다.
거론되는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면 의석은 18석으로 늘어나 정당투표용지에선 두 번째 칸을 차지할 수 있다. 민생당의 21석을 넘어 ‘1번 순번’이 될지 주목된다.
미래한국당 대변인단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첫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예지, 남영호, 조수진, 김보람, 이익선 대변인, 이철호 부대변인, 김은희 비례대표 후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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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상단에 당명을 끌어올리기 위한 촌극도 이어지고 있다.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정당 기호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 기준으로 의석 순으로 한다.
현역 의원이 없는 원외 정당은 가나다순으로 정한다. 이에 따라 정당명에 ‘가자’ 등을 넣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앞 칸을 차지하기 위한 꼼수가 벌어지고 있다.
정당 기호 제도의 허점을 노린 이 같은 행태는 선거에서 유권자 선택에 대혼란을 주고 더 나아가 한글을 모욕하는 행위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하고 유권자에게 대혼란을 주는 행위에 대해선 헌법소원 등을 제기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 대표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연비제의 부작용으로 의원 꿔주기나 가나다순으로 부여되는 허점을 노린 한국 정당정치의 추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파생되는 위헌 소지가 있다면 선거가 얼마 안 남았더라도 헌법소원 내지는 위헌법률심판 제청까지 검토해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거대 양당이 각종 꼼수를 동원해 비례 정당 의석수 늘리기에 혈안이 된 이유는 오는 30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나눠주는 440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따내기 위한 속셈도 깔렸다.
우리 사회 다양성을 담아내기 위한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위해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사실상 누더기 선거법으로 전락해 이젠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만 남았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25일 서울 마포구 서강로 중앙당사에서 열린 안철수 대표와 화상회의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병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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