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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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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총선 부산 민심 들어보니…"무조건 민주당" "우리 지역은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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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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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나는 무조건 민주당입니다.” “이 사람은 ‘예외’고, 우리는 다 보수지예.”


23일 오후 부산 사하구 한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에게 선거 얘기를 꺼내자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모씨의 더불어민주당 지지 발언에 다른 이들은 “여기 사람들은 다 미래통합당이다. 택시를 몰면서 손님들 말을 들어봐도 다 미래통합당 찍는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자 김씨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어도 여기는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말을 안 할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부산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 권역 중 하나다. 오랫동안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졌으나,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약진했고 2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압승하는 이변을 낳았다. 21대 총선에서 부산의 표심은 전체 판세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이번에는 보수로의 회심 여부가 관심사다.


부산진구 주민 50대 김모씨는 “이번 총선에서는 사람들이 민주당에 돌아설 것”이라며 “지지해준 여당이 계속 잘했으면 몰라도, 그게 아니지 않나.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60대 후반 박모씨도 미래통합당 지지 의사를 밝히며 “2년 전에는 이상하게 민주당을 찍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미래통합당도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통합당 쪽이 더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샤이(드러내지 않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한 40대 여성은 “미래통합당이 오로지 문재인 정권 심판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느낌이라 오히려 반감을 사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은 맨날 똑같은 정권 심판 구호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더 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남성은 “기득권층이라면 미래통합당이 자신에게 유리하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당연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미래통합당의 우세가 강해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6~20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경우 미래통합당이 46.1%, 민주당은 30.9% 지지율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2507명에게 응답을 받았으며 응답률은 5.8%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달 말 공표된 조사 결과에 비해 미래통합당은 7.3%포인트 높아진 반면 민주당은 1.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 집권당이 민주당이기에 그에 반하는 보수층은 그간 여론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샤이 보수층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지 성향과 무관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처에 대해서는 대체로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미래통합당 지지 의사를 밝힌 60대 박모씨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만족을 못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 대응만큼은 대통령을 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50대 우모씨 또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마스크 사러 가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최대한 노력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정부보다 건물주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는 “정부는 잘 대처하고 있다. 건물주들이 이럴 때는 임대료라도 좀 낮춰져야 하는데 그런 모습들이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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