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쿼너지 "자율주행 기술 기반으로 인프라까지 넘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코노미조선]
자율주행의 ‘눈’ 라이다 개발
기업가치 2.8조까지 치솟기도
차량, 인프라까지 제품 확대

조선비즈

쿼너지의 기계식 라이다가 부착된 테스트 차량./ 임수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월 26일(현지시각) 오전 서니베일에 있는 라이다(LiDAR·빛을 이용해 거리와 속도 등을 판별하는 센서) 기업 ‘쿼너지(Quanergy)’의 본사를 방문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10㎡(3평) 남짓한 로비 공간 천장과 벽 모서리에 설치된 3개의 기계식(mechanical) 라이다가 눈에 들어왔다. 3개의 라이다가 로비 공간 전체를 인식하고 있었고 그 결과가 벽면에 걸린 TV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출력됐다.

쿼너지의 라이다가 5개 달린 차량도 시승할 수 있었다. 로비에 설치된 라이다와 같았다. 이 차량은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가 아닌 매핑(mapping·지도화)을 위한 차량이었다. 엔지니어가 차량을 운전했고, 라이다가 인식한 주변 환경은 처리 과정을 거쳐 대시보드 가운데 설치된 모니터에 삼차원 고정밀 지도로 나타났다. 삼차원 고정밀 지도는 GPS 지도보다 높은 정확도로 위치와 주변 환경을 파악할 수 있어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한 인프라 기술로 꼽힌다.

라이다는 전파를 이용하는 레이다(RA DAR)와 달리 펄스 레이저, 쉽게 말해 빛을 이용해 주변을 감지하는 장치다. 1960년대 레이저의 등장과 함께 세상에 나온 라이다는 주로 항공기, 위성, 우주선, 탐사로봇 등에 적용됐다. 자율주행차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자율주행차가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센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2년 설립된 쿼너지는 벨로다인과 함께 초기 자율주행 차량용 라이다 시장을 선도했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다. 쿼너지는 2016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라이다를 대당 1000달러(120만원)에 양산하겠다"라며 ‘라이다 대중화’ 포부를 밝혔다. 당시 라이다 가격은 고급 제품의 경우 1000만원을 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에 몇 개만 달아도 라이다값이 찻값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쿼너지에 이목이 쏠렸다.

시장 데이터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쿼너지가 유치한 투자액은 3억달러(3598억원)가 넘고, 2018년 기준 기업가치는 23억달러(2조8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자율주행 개발 붐 속에서 등장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회사)이었다.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용 고정형 라이다를 선보이면서 영국 시장조사 업체 주니퍼 리서치가 수여하는 미래 디지털상을 받았다. 고정형 라이다는 기계식 라이다에 비해 튼튼하고 작고 싸다.

"2025년 전 세계 라이다 시장은 100억달러(12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3분의 2는 비(非) 자동차 분야다. 우리는 라이다가 쓰이는 모든 분야에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좀 더 빨리 판매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엔초 시뇨르(Enzo Signor)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회사 사업 전략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쿼너지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매핑, 보안, 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완성차 회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쿼너지는 올해 초 CES에서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략적 협력 계획을 밝혔다. 지리자동차의 주도로 닝보 항저우 베이 지역에서 진행되는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인텔, 퀄컴,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등이 참여하는데 라이다 회사로는 쿼너지가 유일하다.

조선비즈

쿼너지의 고정형 라이다 ‘S3-2’./ 쿼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라이다를 찾게 될까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라이다 회의론’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논쟁에 불을 지핀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라이다에 의존하면 끝장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다가 비싸고 큰 부피 때문에 못생겼으며 다른 종류의 센서 기술이 발달하면서 불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테슬라는 자사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라이다 없이 구현하고 있다.

그러나 쿼너지는 여전히 완전자율주행을 위해 라이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완전자율주행차가 대중화하기까지 앞으로 5~10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엔초 CMO는 "자율주행 차량용 라이다 사업만 하기는 시장이 크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다른 사업도 확대하자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가 나중에라도 라이다에 대한 입장을 바꿔서 테슬라에 라이다를 탑재할지 궁금해졌다.

쿼너지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티안유에 유 박사는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론 머스크가 ‘끝장난다’고 이야기할 때만 하더라도 라이다가 비싸서 대중차에 탑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라이다 가격이 내려가고 성능이 좋아지고 있는데 안 쓸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plus point

[Interview] 쿼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 티안유에 유 &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엔초 시뇨르
"中 스마트시티에 쿼너지 라이다 설치한다"

조선비즈

티안유에 유 코넬대 나노기술 박사, 아피매트릭스, 나노솔라(왼쪽)




엔초 시뇨르 토리노 폴리텍니코대, 시스코, 아바야, 픽스스트림(오른쪽)
수많은 라이다 회사가 자율주행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쿼너지 본사에서 티안유에 CTO와 엔초 CMO를 만나 라이다 시장 및 회사의 현황과 전망을 들었다.

라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쿼너지의 강점은 무엇인가.

엔초 "우리는 라이다 시장 전체를 커버하고 있다. 그리고 라이다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유일하다. 다른 회사는 하드웨어만 판다. 하지만 고객들은 라이다 하드웨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원한다."

2016년에 밝힌 1000달러짜리 라이다를 양산한다는 목표는 유효한가.

엔초 "가격은 생산 규모가 결정한다. 지금은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규모가 크지 않다. 2016년에 밝힌 목표의 달성 여부도 결국 시장 규모에 달렸다. 고무적 성과도 있었다. 우리가 생산하고 있는 고정형 라이다 ‘S3-2’는 대당 2000달러(240만원) 이하다. 인식 정확도는 98%에 이르는데 이런 성능을 고려하면 이만큼 저렴한 제품은 아직 시장에 없다."

중국 완성차 회사와 협력에 관해 설명해달라.

티안유에 "중국 완성차 회사가 스마트시티에 관심이 많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리자동차와 협력하기로 한 이유는 우리 제품을 스마트시티에 많이 설치하기 위해서다. 스마트시티에 설치된 라이다는 교차로에서 보행자와 차량 등을 감지하고 그 정보를 컨트롤 타워에 전달한다. 컨트롤 타워에서 신호를 조정하거나 차량에 주의를 주는 방식으로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임수정 이코노미조선 기자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