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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비례정당 지지발언, 與는 되고 野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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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선거법 88조' 고무줄 잣대

불출마 이해찬, 무제한 선거운동

출사표 황교안은 검찰 고발당해

- 2010년 지방선거땐 유시민 무혐의

柳, 참여당 후보로 경기지사 출마… 다른 당 고양시장 후보 지지 요청

원내 1·2당이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을 거느리게 되면서, 각 당 지도부가 4·15 총선에서 위성 정당 득표율 끌어올리기에 골몰하고 있다. 위성 정당이 공직 선거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여야는 위성 정당에 대한 선거운동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에선 "선관위가 여권에만 유리하게 판단하고, 야당엔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려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할 수 있다. 선거법 88조는 '공직선거 후보자나 선거사무장 등이 다른 정당·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선거운동에 제약이 없다는 게 선관위 해석이다. 반면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지지를 호소하기 어려워졌다. 선관위 측은 "사실상 전국을 지역구로 하는 비례정당과 황 대표 선거구가 겹쳐 법 저촉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미 정의당은 지난 2월 황 대표가 "미래한국당은 범자유민주세력의 전위부대"라고 한 것을 문제 삼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그런데 전례를 보면 황 대표의 이 발언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 2010년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 소속 최성 고양시장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말한 것이 선거법 88조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내사하다 무혐의 종결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선거법 88조 위반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헌법재판소가 1999년 "선거법 88조는 후보끼리 담합·매수 행위를 통해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 판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입만 열면 '더불어시민당'을 운운하는 게 더 문제 아니냐"고 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나 더불어시민당으로의 '이적'을 선언한 일부 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더불어시민당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선관위는 "우리는 선거법에 따라 모든 정당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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