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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번갯불 공천…컷오프 모임…민주당 위성비례정당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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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당 1번 신현영 발표 전날 신청

3번 권인숙, 명단 나온뒤 공직 사표

열린민주 2번은 기소된 최강욱

4번 김의겸은 부동산 투기 의혹

24일 비례대표 후보자의 순번을 정한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부실 검증과 후보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는 “‘번갯불 공천’의 폐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한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의 순번을 발표했다. 선거인단 투표와 최고위 의결을 거치면 명단은 확정된다.

더불어시민당 비례 1번을 받은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3일 오전 추가 공모로 후보 신청을 했다. 의료 분야에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한 데 따른 일이다. 1번을 배정받기까지 후보 공모-신청-심사-확정까지 만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3번 권인숙 원장은 여성정책연구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가 비례 명단이 알려진 23일에야 사직서를 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53조(선거일 30일 전 사퇴)는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가진 기관에 한하는데, 여성정책연구원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례 8번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은 2017년 ‘부당한 겸직 및 외부 강의’로 감사원 징계(감봉 3개월)를 받고도 부사장에 임명된 이력이 논란이 됐다.

9번을 받은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이런 식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요”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녹색당 지지를 선언했다가 돌연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참여했다. 통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작업은 3~4주에 걸쳐 진행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성격으로 급조된 시민당은 공모(18~22일)→심사(22~23일)→순번 결정(23일 밤)→선거인단 찬반투표(24일)의 절차를 1주일 만에 마무리했다.

중앙일보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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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조국’ 내세운 열린민주당=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친조국’ 후보들을 대놓고 내세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번에 배치된 최강욱 전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현재 기소된 상태다. 4번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해 3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에서 나왔고,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려다 여론을 의식한 지도부의 만류로 불출마를 택했다. 8번인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검찰을) 올해 안에 정리하겠다”고 발언하고 ‘검찰 블랙리스트’를 공개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후보들을 정봉주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칼”이라고 홍보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을 모두 겨냥해 “불공정의 아이콘 조국 수호를 자처했던 친문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열린민주당에서 ‘패자부활’을 노리는 후보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012년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 경력이 있는 황희석 전 국장은 이번에도 출마 의지가 있어 남양주병 전략공천 등을 검토했지만, 지지도가 부족해 접었다”고 말했다.

허숙정 후보(5번)는 경기 김포갑에서 경선하고자 했으나 김주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의 전략공천으로 출마 기회를 잃었다. 손혜원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성회 후보(10번)는 앞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여론 주목도는 높을지 몰라도 사실상 민주당 컷오프 모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12번을 배정받은 서정성 광주 남구의사회 회장은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경력이 논란이 되자 사퇴했다.

◆이해찬, 금태섭에 “시민당 가라”=민주당의 ‘의원 꿔주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불출마 의원들과 만나 시민당으로 파견 문제를 논의했다. 원혜영·금태섭·손금주·신창현·심기준·이규희·이훈·정은혜·제윤경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원혜영·금태섭·손금주 의원이 거부 의사를, 나머지는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김형구·심새롬·박건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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