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 상징 문장 재치 있게 바꿔 ‘코로나19’ 극복 메시지 전달
백로 두 마리의 다리가 얽혀 있는 인터 마이애미의 종전 엠블럼(왼쪽 사진)과 달리 바뀐 엠블럼(오른쪽)에는 물리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기 위해 백로가 따로 떨어져 있다. 마이애미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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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구단의 엠블럼은 구단의 역사와 정체성, 지향점이 담겨 있는 상징이다. 구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뿐만 아니라 구단과 팬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한번 정해지면 웬만해선 바꾸지 않는 이유다.
구단이나 선수, 팬들에게 모두 소중한 엠블럼을 재치 있게 변경해 코로나19 극복에 활용하는 구단들이 등장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신생팀인 인터 마이애미는 “물리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장려하기 위해 구단 엠블럼을 일부 수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마이애미의 엠블럼에선 백로 두 마리의 다리가 얽혀 있었다. 마이애미의 국제적 성향과 다양성, 포용성, 통합과 결속을 상징하는 문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 극복을 위해 물리적 거리 두기가 중요해지면서 마이애미는 기존 엠블럼을 수정, 얽혀 있던 백로 두 마리를 따로 떨어뜨려 놓았다. 물리적 거리 두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일시적으로 문장을 변경한 것이다.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이 ‘가족들을 위해 집에 머물러 있다’고 쓰여 있는 종이를 들고 셀피를 찍고 있다. 베컴 인스타그램 캡처 |
물리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서로를 지키는 거리를 유지하며 불요불급한 외출이나 모임, 행사를 자제하자는 캠페인이다.
마이애미는 “코로나가 세계를 멈춰 세운 상황에서 당국의 지침을 따르고, 물리적 거리 두기에 참여하는 게 더없이 중요해졌다”면서 “남부 플로리다와 전 세계에서 우리를 응원하는 이들과 함께 이 메시지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는 MLS가 5월10일까지 전면 중단되면서 지난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LA갤럭시와의 홈 개막전도 연기된 상태다.
마이애미의 물리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도 동참했다. 베컴은 ‘가족들을 위해 집에 머물러 있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셀피를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엠블럼을 활용해 코로나 극복 메시지를 강조하는 건 마이애미만이 아니다.
우루과이 페냐롤은 11개였던 엠블럼의 별을 하나로 바꿨다. 페냐롤 트위터 캡처 |
ESPN에 따르면 페루의 데포르티보 무니시팔은 기존 엠블럼 밑부분에 손을 씻는 그림을 추가했고, 우루과이 페냐롤은 방패 문장에 11개였던 별을 하나로 변경했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모두 하나이고 공동체로서 코로나에 대항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페냐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11개의 별을 하나의 별로 바꾼 이유다. 그 별은 우리 모두를 지켜주고 이끌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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