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를 일삼은 일명 n번방·박사방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성인 사이트에서 '텔레그램 n번방', '텔레그램 박사방' 등의 검색어가 인기순위에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포르노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인 '트랜딩 서치(Trending Searches)' 목록에 '텔레그램 n번', '텔레그램 박사방' 등의 단어들이 올라왔다. 접속 국가별로 검색어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접속이 차단된 곳이지만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접속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해당 검색어는 지난 16일 박사방의 운영자인 25세 조주빈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린 이후에 등장했다.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주빈(25)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건과 관련한 인물들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55만여 명(2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 동의수를 얻고 있는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이와중에도 몹쓸 호기심과 궁금증을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버닝썬 사건' 때도 논란이 일었었다. 정준영 등 다수의 연예인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불법 촬영 영상이 공유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해당 사이트에서 '버닝썬', '정준영' 등이 검색어로 등장했었다.
하지만 이런 도 넘은 호기심은 명백한 2차 가해다. 영상을 보려는 행위와 영상을 유포해 달라는 행위 모두 2차 가해로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위다. 하지만 아직 2차 가해, 특히 영상을 시청한 행위만으로는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어 2차 가해 시 처벌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국민청원도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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