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도쿄올림픽 내년으로 사실상 연기… 5G 첨단서비스 홍보 구상 차질
올해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사실상 연기되며 일본 5G(5세대) 이동통신 전략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이 5G 선도국가 위치를 확실히 굳히고,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일본을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 통신사들이 이달 안으로 5G 서비스를 시작한다. NTT도코모의 5G 서비스는 3월 말 전국 150개 지역에서 최대 3.4Gbps의 전송속도로 지원된다. 6월부터는 모든 지방으로 확대되고 고주파 대역도 추가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도 이달 27일부터 5G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지난해 4월 초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한국과 비교해 약 1년이나 늦은 것이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에 맞춰 5G 상용화를 준비했다. 한국이 지난해 5G 조기 상용화로 전 세계 5G 시장서 선전하자,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통한 홍보 및 경제 효과로 향후 5G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었다.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해 7월 도쿄 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둔 행사에서 만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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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연기 수순을 밟으면서 이와 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7월 개최 예정있던 일본 도쿄 올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할 것을 결정했다"면서 "내년에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NHK 보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연기하면 경제적 손실만 6400억엔(약 7조3000억원)에 달한다.
물론 일본 통신사들은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예정대로 5G 서비스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5G 확산 동력이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G는 통신 인프라보다는 스마트시티·드론·무인로봇·자율주행·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연관 서비스 개발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당초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통해 시내와 경기장 곳곳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셔틀과 로봇택시, 8K급 화질의 초고해상도 영상전송 및 VR 중계 서비스 등을 전 세계에 선보일 계획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자국의 5G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잃어버린 20년’을 ‘기술입국'으로 되찾고자 하는 의지였으나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마스크를 쓴 여성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홍보물이 설치된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의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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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며 성공적인 5G 선도국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성화봉송 당시 5G 네트워크로 작동하는 드론에 성화봉을 장착해 성화를 이동시키고, 개막식에서 1218대의 드론으로 올림픽 오륜기를 형상화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성공적인 5G 상용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은 물론 통신장비 시장에서까지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한국이 글로벌 5G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올해에도 5G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약 87% 증액한 6500억원으로 잡고, 5G 관련 산업이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무역보험공사는 5G 산업의 조속한 해외시장 선점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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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간 분야에서는 통신사들의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세제 지원과 함께 5G 단말·서비스 조기 출시를 위한 테스트베드 확충을 추진한다. 또 드론 전용비행시험장 내에 5G 설비를 구축하고, 올해 안으로 200개의 5G 기반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5G 실감콘텐츠산업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오는 2023년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1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디지털 콘텐츠사업 육성에 1900억원을 투자한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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