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초점]'사냥의 시간' 넷플릭스行→해외 판매 법적분쟁 "일방적 해지..신뢰 문제"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단독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외 판매 담당 콘텐츠판다와 갈등을 빚게 됐다.

23일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는 영화 '사냥의 시간'이 지난 2월로 계획했던 극장 개봉을 미루고 시기를 고민하던 끝에 오랜 시간 작품을 기다린 많은 영화 팬들을 위해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냥의 시간'이 선판매된 해외 30여개국에서도 극장에 걸 수 없게 된 가운데 합의 과정이 원활하지 못해 소송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콘텐츠판다 측은 "1월 24일부터 '사냥의 시간'의 해외세일즈 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상 업무를 이행했다. 다수의 국제 필름마켓에 참가해 해당 작품을 전세계에 판매하는 동시에 국제영화제에 초청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약 30여개국에 선판매했으며,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고 알렸다.

이어 "당사와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고, 3월 중순 공문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는 차선책을 제안하며 이미 해외 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며 "하지만 리틀빅픽쳐스는 투자사들에게 글로벌 OTT사와 글로벌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을 누락시켰다. 해외 영화사들로부터 기존에 체결한 계약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직접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강행했음을 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렇게 일방적인 행위로 인해 당사는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해외 영화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단순히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으며, 당사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에 해를 입히는 행위다"고 덧붙였다.

또한 콘텐츠판다 측은 "당사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영화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공감한다. 하지만 이미 세일즈가 완료된 극장개봉 국가와 스트리밍 국가를 구분해 진행하거나 당사와 함께 세계각국의 최선의 개봉시기를 찾아보는 등 사전논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해당 건은 당사를 포함해 해외 영화사들이 확보한 적법한 권리를 무시하고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또한 당사를 포함해 합법적인 계약을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국내 해외세일즈 회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리틀빅픽쳐스의 이중계약은 해외 영화사들이 콘텐츠판다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한 계약과 적법한 권리를 무시한 행동이며 세계 각국의 영화사들을 피해자로 만드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국제 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이에 콘텐츠판다는 국제적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리틀빅픽쳐스와의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다"고 강조했다.

콘텐츠판다의 항의에 리틀빅픽처스 측은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해외 세일즈를 진행해온 콘텐츠 판다 측에 상황을 여러 차례 전했고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금전적으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문제에 직면, 넷플릭스 단독 공개가 결정되면서 해외 판매 관련 잡음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갈등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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