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의 시간' 극장 대신 넷플릭스 직행..법적 분쟁 예고

코로나에 개봉일정 미루다 차선 택해

'한국영화 첫 사례'...영화계 뒤숭숭

해외판매 담당 "일방적 계약 해지" 반발

윤성현 감독의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 19에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직행을 택했다. 개봉을 예고했던 신작 한국 영화가 기존 계획을 뒤집고 넷플릭스로 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례없는 감염병 유행이라는 특수 상황이라고는 하나 영화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영화의 해외 판매를 담당했던 콘텐츠판다 측은 “이중계약”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냥의 시간’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다음 달 10일 전세계 190개국에 영화를 동시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리틀빅픽처스 측은 “현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이 출연한 ‘사냥의 시간’은 당초 지난 달 26일 극장을 통해 개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봉 일주일 전 코로나 19 확산에 개봉을 연기했다. 이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다가 결국 넷플릭스를 택했다. 개봉을 미룰수록 금전적 피해가 커지는 구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순제작비와 홍보·마케팅 비용 등 117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판로 선회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영화의 해외 판매를 담당했던 콘텐츠판다는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진 결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약 30여 개국에 선판매했고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며 “일방적 행위로 인한 금전적 손해는 물론이고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가 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판다는 국제적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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