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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클래스' 보여준 '이태원 클라쓰'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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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덩이처럼 굳건한 '소신'과 '사람'의 중요성 전해

CBS노컷뉴스 배덕훈 기자

노컷뉴스

(사진=JTBC '이태원 클라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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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금토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지난 21일 호평 속에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불합리한 세상 속에서 소신을 잃지 않고 자유를 좇는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 '이태원 클라쓰'는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소신'이라는 가치를 끝까지 내려놓지 않고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박새로이와 단밤의 청춘들을 통해 전한 '소신' 있는 삶에 대한 메시지는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의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극 중 박새로이(박서준 분)의 대사처럼 현실에 타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네 청년들에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극 중 박새로이는 가진 자의 음모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까지 떨어지는 인물이다. 장가에 대한 복수라는 일념으로 살아가지만, 그의 삶은 복수로만 점철되지 않는다. 자신의 소신을 바탕으로 주변과 상생하는 삶을 살아간다.

더욱이 그는 '소신'은 강요할 수 없고 책임감이 따른다는 대전제 속에서 자신의 울타리를 떠나는 인물의 선택 역시 존중한다.

박새로이라는 인물에 반해 모여든 단밤 청춘들도 이 안에서 자신의 '소신'을 꽃 피운다.

소시오패스(조이서·김다미 분), 조폭(최승권·류경수 분), 트랜스젠더(마현이·이주영 분), 서자(장근수·김동희 분), 혼혈(김토니·크리스 라이언 분) 등 각자 결핍을 안고 있지만, 이는 청춘들의 굳건한 '소신' 앞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박새로이의 첫사랑이자 친구인 오수아(권나라 분)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박새로이의 가장 거대한 적인 장가에 몸을 담지만, 마지막 그는 자신의 소신을 통한 주체적인 삶을 선택한다.

이러한 극의 소신에 대한 메시지는 배우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28일 작품의 전반부가 지난 후 진행된 '이태원 클라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배역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인생과 소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성장하게 됐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드라마가 끝난 지금 이들이 전하는 소신은 깎이고 깨질수록 더욱 강해지는 '돌덩이'처럼 굳건하고 강건하게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소신'만큼 중요한 가치는 '사람'

'이태원 클라쓰'는 소신만큼 중요한 가치로 '사람'을 강조했다.

이는 박새로이와 장가의 회장인 장대희(유재명 분)와의 대립에서 더욱 잘 나타났다.

대중을 '개, 돼지'로 여기고 우매하게만 보는 장가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의 씁쓸한 모습과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은 사람일진대, 이들은 사람을 동반자가 아닌 단순 부속품, 가축 정도로 여기며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반면 박새로이는 신분, 학벌, 성별, 인종 등을 차별하지 않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상권 내몰림 현상)이 가속화된 이태원의 모습 속에서 박새로이는 주변의 상인을 도와가며 모든 사람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사람'에 대한 상반된 모습을 보인 두 주체의 결말은 극적으로 바뀐다. 대한민국 요식기업 1위를 차지하던 대기업 장가는 썩을 대로 썩어 무너지고, 박새로이는 성공해 장가를 인수한다.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신뢰입니다. 돈보다는 사람을 중시하겠습니다. 이득보다는 신뢰를 중시하겠습니다."

결국 장가의 인수가 결정된 날 박새로이가 밝힌 이같은 포부는 점점 각박해져가는 세상과 사람을 부속품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말로를 보여주며 기득권 층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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