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영상 유포 ‘박사’ 구속 이후 ‘주범 공개’ 청원 200만명 역대 최다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로 활동하며 다수 대화방에서 돈을 받고 여성 74명의 성착취 동영상을 유포한 조모씨(25)가 구속되자 성착취 영상이 유포된 ‘n번방’ 접속 증거를 없애주겠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무더기로 등장했다.
22일 카카오톡 오픈채팅 검색창에 ‘n번방’이라고 입력하니 활동 기록을 지워주겠다는 일대일 대화방 100여개가 나왔다. 이들은 “n번방 기록 말끔하게 지워드려요” “신고당하기 전에 빨리 와. 찐(진짜)임” “3만원에 지워드려요” 등 문구로 광고했다. ‘컴공과 출신’ ‘대기업 IT팀’ ‘업계 10년 종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n번방 회원’을 가장해 한 대화방 운영자와 접촉했다. 운영자는 “건당 1만원이다. 그냥 프로그램만 거치면 되는 단순한 작업이라 비싸게 받지 않고 있다. 돈은 작업이 끝나면 받는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는 22일 오후 9시까지 13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딸을 둔 어머니라는 청원자는 “텔레그램 방에 있던 가입자 전원 모두 잠재적 성범죄자가 아닌 그냥 성범죄자”라며 “이러한 형태의 범죄는 수요자가 있고, 수요자의 구매 행위에 대한 처벌이 없는 한 반드시 재발한다”고 적었다. 주범 조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시민은 200만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김영미 변호사(성폭력위기센터 이사)는 “n번방 회원은 성착취 영상이 유포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금전을 지불한 뒤 영상물을 유포해달라고 요청했기에 유포 행위의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진무·심윤지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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