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서 아동·청소년 등 여성 협박 음란물 제작
돈 받고 대화방에 남성들 입장시켜
"강력 처벌하라" 청와대 청원 3일 만에 20만 돌파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A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A씨가 텔레그램에서 유료로 운영한 이른바 '박사방'이라는 음란 채널에는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을 공유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 이른바 '박사'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20대 남성 A씨를 강력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번방 운영 등 혐의를 받는 A 씨를 강력 처벌하라는 취지의 청와대 청원은, 해당 청원이 올라온지 3일만에 청와대 답변을 받을 수 있는 20만을 넘어섰다. 법원은 A 씨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A 씨 신상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음란물 제작·배포 등)로 청구된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을 발부한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강요해 음란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해 막대한 이득을 취득했으며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어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고지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다"며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사'라는 별명을 쓰고 텔레그램 메신저 단체대화방 등에서 활동한 A 씨는 소위 '박사방'이라는 불법 성 착취물 유통 채널을 돈을 받고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단체대화방에는 미성년자를 포함, 여러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려졌다. A 씨는 암호화폐 등으로 해당 방의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영장 발부 사유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A 씨는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강요해 음란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해 피해 여성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줬다.
이렇다 보니 A 씨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 시위' 포털사이트 카페와 SNS 계정 운영진은 A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 등에 대한 신상 공개와 강력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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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A 씨를 강력 처벌하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8일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타인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 절대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말아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시접속 25만명이다. 피해자를 겁박해 가족 앞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게 했다"며 "대한민국 남자들의 비뚤어진 성 관념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이어 "이게 악마가 아니면 뭐가 악마인가"라며 "타인의 수치심을 가벼이 여기는 자에게 인권이란 단어는 사치다. 언제까지 두고 보려고 하는가. 이런 나라에서 딸자식을 키우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청원 게시 3일만인 20일 오전 7시 기준 20만8716명이 동의했다.
여성 인권을 유린했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A 씨 얼굴을 공개하라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신상을 공개할지 검 중이다.
피의자 얼굴 공개는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 2항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입증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와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성 소명 ▲피의자가 만 19세 이상일 경우에만 피의자 얼굴이 공개된다.
신상정보 공개여부는 각 지방청에 설치돼있는 신상공개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위원회는 정신과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외부위원 4명과 경찰 내부위원 3명 등 총 7명의 위원들로 구성돼있다.
신상이 공개된 흉악범들은 지난 2018년 8월 손님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로 살해한 뒤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근처에 유기한 변경석,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같은 해 1월 국내에 송환된 김성관이 수사 과정에서 신상이 공개됐다.
2017년에는 여중생 딸을 납치하고 살해한 뒤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40대 주부를 납치한 후 목 졸라 살해한 심천우 신상 등이 공개됐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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