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이주열 등 참석 1차 비상경제회의…취약계층 자금난 숨통 틔우기 첫 긴급처방
"가장 힘든 사람에게 힘돼야"…사각지대 '핀셋' 강력 지원 이어질듯
'재난기본소득' 등 현금성지원 관심…與강력요구 속 靑 "토론가능성 열어둬"
문 대통령, 비상경제회의 소집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첫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충격 극복을 위한 '비상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첫 회의의 안건으로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50조원 규모의 파격적 금융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곳을 최우선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기조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후로도 취약층이나 사각지대에 위치한 계층 등을 대상으로 '핀셋' 파격지원이 계속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심이 집중돼 있는 전국민 대상 '재난기본소득' 등 보편적 지원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토론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도 아직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청와대 내 일부에서도 검토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요구가 계속되고 있어 언제든 '도입' 기류가 형성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코로나19 비상경제회의 |
◇ 첫 긴급처방, 중기·소상공인·자영업자에 '금융 숨통 틔우기'
이날 회의로 비상체제를 공식화한 문 대통령은 첫 긴급처방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금융 숨통'을 틔우는 파격지원을 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총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자금난 해소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경제주체들이 바로 이들이며, 그럴수록 신속하고도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규모와 내용에서 전례 없는 포괄적인 조치로, 가용수단을 총망라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소개한 1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긴급 경영자금 초저금리 대출, 5조5천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제도 등이 이뤄질 경우 최근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서 '급한 불'을 끄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아울러 대출원금 만기연장 확대시행, 대출금 이자납부 유예 등은 갑작스러운 악재로 '빚 갚기'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사업장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파격대책을 꺼내든 배경에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무너질 경우 한국 경제의 뿌리가 흔들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장기적인 국가 경제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비상경제회의 소집 |
◇ 취약계층·사각지대 맞춤형 '핀셋지원' 기류…재난기본소득 여전히 관심
이날 문 대통령이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를 '콕' 집어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향후 정부의 경제지원 대책 방향 역시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맞춤형 긴급처방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가장 힘든 사람에게 먼저 힘이 돼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우선 가장 타격을 입은 계층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가 꼽히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대책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모두발언에서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하다면 (이들에 대한 지원) 규모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사각지대'로 꼽히는 계층들에 대한 집중 지원이 이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대책에 대해 "필요한 대책의 일부일 뿐이며 경제난국을 헤쳐나가려면 더 많은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을 잃거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장 등에서 연일 강력히 언급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등 제도가 도입될지도 여전히 관심거리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00만원을 일정 기간 내 사용을 의무화한 지역화폐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자"며 재난기본소득제를 제기했고,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국민 1인당 10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고소득층의 경우 지급한 금액만큼 내년에 세금으로 다시 걷자"는 건의를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중위소득 100% 이하인 전국의 796만 가구에 재난긴급생활비로 60만원 상당 상품권을 지급하자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6일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서 이 논의에 대한 토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재정건전성 등 재원 문제 등을 고려하면 당장 이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추가로 추가경정예산안을 집행하는 것은 다음 총선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결국에는 청와대가 재난기본소득을 비롯한 '보편적 현금성 지원'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내 일부 참모들 중에서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통상적 상황이 아닌 만큼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모든 대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재원 마련 문제 역시 지자체와 50대 50 비율로 '매칭'하는 방식이나, 우선 지자체 기금 등을 활용하고 정부가 추후 보전하는 방식 등 실현 가능한 방법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발언에서 "정부의 재원에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들과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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