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배송 전문업체 사이트에 '가상의 줄' 들어서기도
'코로나19 사재기' 자제 호소하는 영국 슈퍼마켓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식료품 유통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생필품 사재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수량 제한 등을 통해 사재기를 막는 한편,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우선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영국 슈퍼마켓 등에서는 이른바 사재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자가 격리에 대비하거나 상점이 문을 닫을 것을 우려한 이들이 화장지와 파스타 면, 통조림 등은 물론 물수건과 비스킷 등 각종 품목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
통상 영국에서는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짧은 기간 일부 품목의 수요가 치솟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지속해서 사재기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배송하는 유통업체인 오카도(Ocado)의 경우 수요가 갑자기 몰리자 지난 주말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규 고객 가입을 잠정 중단하는 한편, 기존 고객의 경우 온라인에서 '가상의 줄'(virtual queues)을 선 뒤 순서대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웨이트로즈(Waitrose)는 식료품 배송 및 공급망 공백 등을 메우기 위해 백화점 부문인 존 루이스(John Lewis) 직원 500명을 임시로 이동시켰다.
'코로나19 사재기' 탓에 화장지 매진된 런던의 슈퍼마켓 |
사재기 방지를 위한 대책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할인점 알디(Aldi)는 영국 전 매장에서 고객이 식료품 특정품목을 4개 이상 사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아이슬란드(Iceland)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필수품 쇼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 오는 18일 개장 후 2시간을 이들 취약계층만 이용할 수 있도록 각 매장을 독려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리들(Lidl)은 매일 오전 9∼11시 노인층이 우선적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들을 돕기 위한 직원을 배치했다.
조지 유스티스 영국 환경부 장관은 매일 식품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하며 공급망 혼란이 최소한에 그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 대변인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잘 준비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식품업계와 연락하고 있다"면서 유통업체들은 공급망을 모니터링하면서 고객이 필요한 식품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필요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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