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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6대 은행, 자영업 신용대출 50兆…코로나 불황 장기화시 부실폭탄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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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자영업자 신용대출 비중 15%

이자 부담 줄어도 매출 급감 못 이겨…영세업자 리스크 금융권 전이 우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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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주요 은행들이 담보, 보증 없이 신용평가만으로 공급한 자영업자 대출이 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해 고사 위기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 기업들에게 '인공호흡기'를 붙였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되면 자영업자 신용대출이 향후 은행 대출의 부실 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ㆍ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총 285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ㆍ동산 담보대출이나 신용ㆍ기술보증기금의 보증부대출을 제외하고 은행이 돈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만 보고 집행한 자영업자 대출이 41조원으로 파악된다. 주요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이 평균 15%인 셈이다. 신ㆍ기보 보증부대출 일부가 신용대출 성격을 갖는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주요 은행의 자영업자 신용대출은 50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보증부대출의 경우 은행이 신ㆍ기보에 먼저 자금을 출연하고, 보증비율이 대출금의 80~90% 수준이라는 점에서 일부는 신용대출로 볼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조치를 단행한 것은 현재 경제 상황이 굉장히 안좋다는 뜻"이라며 "통상 경기가 악화되면 2금융권 신용대출 부실을 시작으로 1금융권 신용대출 부실로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 자영업자 신용대출부터 부실 징후가 나타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은행 대출로 근근이 버텨왔던 영세 자영업자들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내수 침체를 가속화시키면서 점점 버티기 어려워지는 형편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매출 급감이 장기화되면 한계 자영업자가 쏟아질 수 밖에 없다.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기업대출 뿐 아니라 주택을 담보로 가계대출을 동시에 받고, 은행 뿐 아니라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는 다중채무자라는 점에서 은행 대출의 질 또한 악화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까지 침체될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자영업자 담보대출로 부실이 확산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오르는 추세다. 신한은행 기준 음식ㆍ숙박업종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018년말 0.28%에서 2019년말 0.29%, 제조업 연체율은 같은 기간 0.37%에서 0.42%로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폭이 적고 연체율도 1% 미만이지만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선제적인 대출 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은행들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미리 쌓는 충당금 적립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신한ㆍKBㆍ하나ㆍ우리금융지주의 올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지난 3년 평균(2조4437억원) 대비 50.8% 증가한 3조68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은 금융 위험이 실물경제로 전이된 과거와는 달리 실물 위험이 먼저 왔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권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가장 취약한 영세 자영업자 대출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회사의 꼼꼼한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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