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3일 연속 불출마 의원 오찬…파견 관련 불출마자 기류는 엇갈려
녹색당까지 참여정당 차차 윤곽…정당들 모일 플랫폼 통합 논의 답보
강창일 의원과 오찬 마친 이해찬 대표 |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보배 홍규빈 기자 = 16일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의 기호를 앞번호로 끌어올리기 위한 '의원 꿔주기'가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하고 구체적인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당내에서는 연합정당의 닻을 올리기로 한 이상 의원들을 보내 투표용지상 기호를 당겨 유권자들이 연합정당을 찾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그간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의원을 보낼 때 '꼼수'라며 강하게 비난한 민주당이 결국 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 7∼8명을 연합정당으로 보낸다는 데 지도부 내 공감대가 있다"며 "상황에 따라 10명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7∼8명'은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에 파견한 의원이 이날 기준으로 6명이라는 점을 고려해 거론되는 숫자다. 미래한국당 소속 의원이 늘어나면 민주당도 이에 맞춰 파견 의원을 늘릴 여지가 있다.
민주당은 일단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는 의원들을 연합정당행(行) 후보로 보고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강창일 의원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강 의원 이외 불출마 중진 의원들 여럿을 초대했으나 나머지 의원들은 불참했다.
애초 참석 의사를 밝혔던 의원들도 오찬 소식이 알려지자 부담을 느껴 막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 의원은 이 대표와의 오찬 후 기자들에게 "(연합정당 파견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고 했고, 배석한 윤호중 사무총장도 "불출마에 대한 위로와 당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와 오찬 마친 강창일 의원 |
이 대표는 이날뿐 아니라 17일과 18일 연이어 불출마·컷오프(공천배제) 의원을 만날 예정이다. 강 의원과의 자리에서는 연합정당 파견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으나 앞으로의 오찬에서는 자연스럽게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불출마 의원들의 기류가 엇갈리는 것이 변수다. 당이 권유할 경우 가겠다는 의원도 있지만, 가지 않겠다는 의원도 상당수다.
이석현 의원은 트위터에 "다른 후보보다 (지지율이) 22%포인트 앞섰지만 흥행을 위한 당 지도부의 결정대로 경선을 했다가 패배했다"며 "그렇지만 연합정당의 (상위) 기호를 위해 편법으로 (다른 정당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고 썼다.
한 초선 불출마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당에서 제안을 받은 것도 없지만, 제안이 오더라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내 소신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진 불출마가 아니라 컷오프·경선 패배로 총선에 나가지 않게 된 의원들은 지도부에 '서운함'을 가진 경우도 있어 더욱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불출마 의원은 "당이 체면이 있으니 내게는 아무래도 파견을 제안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앞 순번에 당명이 나와야 표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의원 파견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발언하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 |
한편, 원외 정당 중에는 미래당에 이어 녹색당도 이날 당원 투표를 통해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기본소득당도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으며, 시대전환도 내부적으로 참여에 무게를 두고 논의 중이다.
민중당도 참여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다만 전날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4년간 정책을 실현하는 데 합의할 수 있는 정당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며 민중당의 참여를 사실상 거부하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민중당 관계자는 "정치개혁연합에서 먼저 참여 요청을 해왔고 내부 논의 중인데 참여에 찬성하는 여론이 많아 조만간 참여 결론을 내릴 것 같다"며 "민주당이 연합정당을 주도하는 것처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의당은 이날도 불참 입장을 재확인했고 민생당은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는 상태다.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 위하여 등 '플랫폼'을 표방하는 정당들의 통합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두 정당은 아직 통합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을 위하여 최배근 공동대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플랫폼을 표방하는 다른 정당은 지금 일정상 물리적으로 (연합정당 구성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본다"며 "민주당에 오늘까지 가능한 한 (여러 플랫폼 정당 중 하나에) 참여를 결정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자체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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