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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홍혜걸 “혈청검사와 분자검사 구별 못했다고? 난 의학기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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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FDA 부적합 판정” 美 공화당 의원 발언 페북에 소개했다 ‘뭇매’ / 홍씨 “국산 키트 엉터리라고 말한 적 없어… 美의원도 의사 출신, 잘 몰라서 한 발언 아닐 것” / “혈청검사는 미국도 허가 대상 아냐, 수입업자가 그런 것을 허가 받으려 했을까?” / “사실관계는 확인이 필요, 어느 쪽인지 지켜봐야… 가짜뉴스는 기자뿐 아니라 마녀사냥하는 독자도 만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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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니스트 홍혜걸 페이스북.


“내가 가짜뉴스 생산자? 억울하다. 나는 한 번도 우리 키트가 엉터리라고 말하지 않았다.”

홍혜걸 의학칼럼니스트 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3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마크 그린 공화당 의원이 한 발언을 소개하며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처(FDA) 기준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다음날 정부가 이에 반박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

홍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우리나라 코로나 진단법이 미국 FDA에서 ‘not adequate(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미국 의회 청문회 포스팅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며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의사 출신 미국 공화당 의원(마크 그린)의 멘트가 나왔는데 언론이 침묵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페북에서 나는 시종일관 ‘이런 충격적 발언이 생중계 영상을 통해 전 세계 알려졌으니 진위 파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그래도 위음성(잘못된 음성 판정) 문제가 계속 지적됐던 터였다”고 자신이 해당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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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걸 페이스북 글 일부 갈무리.


그러면서 그는 “어떤 분들은 내가 혈청검사와 분자검사를 구별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어이없다. 내가 그 정도도 구분하지 못하고 의학 기자를 할까 싶다”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홍 대표는 “문제의 생중계 영상은 2개”라면서 “하나는 문제가 된 ‘not adequate’ 영상이고, 또 하나는 공화당 의원이 혈청검사에 대한 언급이 있는 영상이다. 즉 하나의 영상에서 나온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사람들이 공화당 의원이 무식해서 혈청검사를 가지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not adequate’ 영상은 사람들의 비난처럼 혈청검사가 아닌 분자검사로 판단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분야 다른 전문가에게도 물어봤다는 그는 “혈청검사 갖고 FDA가 부적합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이라며 “혈청검사는 지금이나 과거나, 한국도 그리고 미국도 허가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입업자가 그런 것을 수입해와서 미국에서 허가를 받으려 하진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는 “사실관계는 확인이 필요하다. 어느 쪽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나는 당시 정황에서 양심에서도(왜냐하면 나에게 불리한 혈청검사 부분도 영어원문 그대로 번역해 올렸다), 그리고 전문가적 식견에서도 최선을 다한 판단이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항변했다.

이어 “(문제가 된 글은)이런 충격적 멘트가 나왔으니 확인해보자는 취지였다”면서 “그런데 (일부 사람들이)‘우리 키트가 엉터리란 말이냐? 왜 열심히 일하는 정부만 비판하느냐?’고 황당하게 덧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가짜뉴스는 기자만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순수한 의도를 엉뚱하게 각색해 보기 싫은 기자를 마녀 사냥하는 독자도 만들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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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에 설치된 마포구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구 직원이 검사 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그린 미국 테네시주 하원의원(공화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관리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FDA가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적절치 않으며, 비상용으로라도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진단키트는 항체(면역글로불린, Ig) 한 가지에만 검사하지만 미국의 진단키트는 2개의 항체를 검사한다”면서 한국산 진단키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 의원이 주장이 홍 대표 등을 통해 국내에 알려지자, 국내 진단검사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가 언급한 것은 혈청학적 진단법(항체검사법)으로, 국내에서 사용 중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진단법’과는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준욱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5일 “RT-PCR은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최종적인 확진 진단법”이라며 “국내에서도 지금 이것으로 진단하며, 현재 어느 나라도 다른 방법(항체나 항원 검사법, 신속 진단법 등)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한 기업이 혈청검사 키트를 미국 FDA에 승인 신청을 했고, 이게 부적합(not adequate)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식약처 역시 “현재 국내 긴급사용 승인된 5개 코로나19 진단시약은 모두 RT-PCR 진단법을 사용한다”면서 “(그린 의원이 지적한) 혈청검사 방법은 국내 긴급 승인돼 사용 중인 제품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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