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그룹 "기업 현금흐름 개선·포트폴리오 재편 필요"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제조업 생산 둔화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16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세계 제조업의 29%를 담당하는 중국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우리나라를 포함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모든 국가의 생산성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딜로이트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수입량이 20% 줄어들면 한국 GDP는 0.37%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 그룹은 “중국은 유동성 확대와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을 예고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중국의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경우 경기둔화를 넘어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딜로이트 그룹은 “자동차, 오프라인 유통·백화점·항공·여행·숙박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목했다. 실제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은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 역시 자동차산업과 오프라인 유통, 항공?여행?숙박 업종의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2월 현대 기아차의 중국 도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5% 급락했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수출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항공 및 여행산업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확산이 두드러지면서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13.7% 감소했으며, 3월 초부터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가 늘어나면서 위기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유통업 역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2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 10%와 12% 감소했다.
기업 심리도 경기침체 수준으로 하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경기 전망지수는 78.5를 기록해 2019년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경기 전망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이번 분기의 경기가 전 분기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 설문조사 결과 중국 기업의 50%가 3개월 내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 300개 기업 중 70%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딜로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위기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현금흐름과 운전자본의 관리강화 및 수익성 개선 △현금 흐름 증대 △투자 유치 및 자금 조달 방안을 통해 유동성과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효과적인 경영관리를 위해 △공급망 프레임워크 재점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디지털 전환 검토 등의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덧붙였다.
오성훈 한국 딜로이트그룹 고객산업본부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소개하기 위해 이번 리포트를 발간했다”며 “기업들의 위기관리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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